플라스틱은 잘 썩지 않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재활용된 비율은 9%에 불과하며 79%는 매립되거나
쓰레기로 방치되었고, 12%는 소각되었다고 한다.
인류 역사상 플라스틱이라는 물질이 대중에게 처음 선보이게 된 건 1862년 런던 만국박람회를 통해서였다. 당시만 하더라도 ‘파크신(parkesine)’이라 명명된 이 신물질이 장차 인간의 삶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될 거라는 사실을 인식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7년 뒤, 이 물질은 ‘셀룰로이드(cellulod)’라는 이름으로 다시 등장한다. 애초엔 값비싼 당구공 재료인 상아를 대체할 물질로 개발되었지만, 정작 사람들 손에 쥐어진 것은 당구공 대신 틀니와 만년필, 영화 필름, 단추, 주사위 등이었다.
파크신과 셀룰로이드는 질산셀룰로스(nitrocellulose)에 기반을 둔 물질로 식물 속에 함유되어 있던 물질을 가공한 천연소재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반해 1909년 미국의 화학자 레오 베이클랜드가 포름알데히드와 페놀을 이용해 만든 ‘베이클라이트(bakelite)’라는 물질은 완전히 인공적으로 합성된 진정한 의미의 플라스틱이라 할 수 있다. 적어도 이후에 개발된 대부분의 플라스틱은 화학적으로 합성된 고분자 물질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플라스틱을 합성수지라고 부르기도 한다.
플라스틱이라는 말은 ‘쉽게 원하는 모양으로 가공할 수 있다’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 플라스티코스(plastikos)에서 유래했다. 분명 이러한 조형성과 가소성은 플라스틱의 최대 장점이라 할만하다. 게다가 플라스틱은 가볍고 견고하며, 광택이 풍부하면서 착색이 용이하고, 전기 절연성과 투광성이 우수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 활용도에 비해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 그만큼 우리 실생활에서 플라스틱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198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인류는 철재보다 플라스틱 재료를 더 많이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문명의 이기란 때로 장점 이면에 치명적인 부작용을 수반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플라스틱은 잘 썩지 않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플라스틱이 본격적으로 생산되기 시작한 1950년부터 2015년 사이에 전 세계에서 생산된 플라스틱의 양은 약 83억 톤에 달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중에서 재활용된 비율은 9%에 불과하며 79%는 매립되거나 쓰레기로 방치되었고, 12%는 소각되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환경오염의 폐해는 이제 인류의 생존 자체를 위협할 정도가 되었다. 바야흐로 플라스틱 혁명이 야기한 재난을 해결하기 위해 인류 전체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조상민 생글기자(청심국제고 2학년) dyron03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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