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렉셔널 창업한 정지원 대표이사 인터뷰
주식대차 P2P 플랫폼 통해 개인 투자자의 수익률 제고 효과 기대
≪이 기사는 03월31일(16:2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주식대차 시장은 지난해 잔고 기준으로 72조원 규모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참여할 길은 지금까지 마땅치 않았습니다. 이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도 이익을 볼 수 있는 P2P(개인 간)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핀테크(금융기술) 스타트업인 디렉셔널의 정지원 대표이사(사진)는 31일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인 마켓인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주식대차 시장은 개인 투자자에게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P2P 플랫폼이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18년 설립된 디렉셔널은 개인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서로 빌려줄 수 있는 플랫폼(디렉셔널)을 준비하고 있다. 주식대차란 차입자가 주식 보유자에게 수수료를 주고 주식을 빌린 다음, 추후 주식을 상환하는 거래다. 주로 공매도 수요가 있는 투자자가 차입자가 된다. 국내 주식대차 시장은 연평균 12.6%(잔고 기준) 성장하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참여율은 2%에도 못 미친다는 게 정 대표의 분석이다.
그는 “개인 투자자들은 주로 증권사와 주식 대여 약정을 맺어 주식대차 수수료를 받는데, 그나마도 참여율이 떨어지고 수익률도 낮다”며 “개인 투자자가 P2P 플랫폼을 통해 적극적으로 보유 주식을 빌려주며 수익을 내는 사업 모델을 구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디렉셔널의 플랫폼에서는 해당 주식의 유통 가능 물량 등을 기준으로 주식대차 수수료율을 제시하게 된다. 개인 투자자는 보유 주식의 매매 차익에 더해 주식대차 수수료로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다.
정 대표는 “주식 보유자는 증권사를 통한 주식대차보다 높은 수수료율을 기대할 수 있고, 차입자는 낮은 수수료에 주식을 빌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 투자자가 공매도를 통해 하락장에서도 수익률을 방어하는 전략도 이전보다 손쉽게 구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공매도는 기관과 외국인의 전유물이라는 불만이 개인투자자들 사이에 제기되어 왔다.
디렉셔널은 신한금융투자와 연계한 P2P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고, 6월 서비스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혁신금융서비스(지정된 기간 동안 금융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제도) 지정을 사전 신청했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정 대표는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김·장 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일하다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는 “금융법을 연구하던 중 주식대차 시장에서의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고 창업으로 이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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