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이 정기주주총회에서 10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할 예정이다.
21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이 증권사는 오는 26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본사 2층 도전실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주총에 상정된 안건으로는 권희백 대표 연임 여부 결정과 감사위원회 위원이 될 사외이사 김용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신주 액면미달 발행이 올라왔다. 이번 주주총회의 관심사는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승인 건이다.
지난달 한화투자증권은 10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치열해지는 금융환경에 대응해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번 유증으로 발행되는 주식수는 4210만5264주로, 전량 한화자산운용이 인수한다. 발행가액은 2375원으로 산정됐다.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한화자산운용은 한화투자증권 지분은 19.6%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된다. 기존의 최대주주인 한화첨단소재의 지분은 15.5%에서 12.5%로 희석되면서 2대 주주가 된다. 다른 주요 주주들도 마찬가지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10.9%→8.7%),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4.8%→3.9%)로 지분율이 각각 낮아진다.
지배구조는 한화생명보험-한화자산운용-한화투자증권으로 바뀌게 된다. 한화자산운용의 지분 100%는 한화생명보험이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최대주주가 되는 한화자산운용과 금융상품 판매에서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방침이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금융투자업계 계열로서 향후 펀드 판매 등 리테일을 강화하는 데 시너지 효과를 높일 계획"이라며 "자산관리(WM)와 투자은행(IB) 사업부문의 투자여력이 확대되는 효과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증자 자금은 사업 경쟁력 강화에 사용할 계획이다. WM본부는 신용공여 확대와 협업상품 판매 등 영업 시너지 효과를 내고, IB본부는 채무보증 및 인수 여력 확대를 통해 수익 기반을 강화한다.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회사 몸집도 커진다. 한화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이 1조원대로 진입한다. 신영증권 유안타증권 등과 비슷한 규모의 자금력을 갖추게 된다.
채명석 NICE신용평가 연구원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순자본비율은 지난해 9월말 404.9%에서 479.4%로 상승하게 돼 자본적정성이 큰 폭으로 제고될 것"이라며 "증가한 자본여력을 바탕으로 추가적인 인수금융 등의 사업확대도 더 용이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한화그룹 내 금융계열로 편입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회사 신용등급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한국기업평가는 한화투자증권의 후순위사채 신용등급과 전망을 'A-/안정적'에서 'A-/긍정적 검토'로 변경했다.
한화자산운용이 최대주주가 되면서 한화생명보험을 포함한 금융계열로의 지원도 기대할 수 있다.
안나영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기존에는 지원 주체(한화그룹 비금융계열)의 지원능력 제약으로 계열지원 가능성을 인정받지 못했던 만큼, 유사시 금융계열로부터 재무적 지원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시장지위 제고 및 사업기회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올해 업황 저하 전망에도 매출 및 이익 규모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유상증자가 승인되면 액면가 미달 발행에 대한 법원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법원인가 후 감독기관의 대주주 적격 승인을 받으면 증자대금 납입을 거쳐 증자절차가 마무리된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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