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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기자 칼럼] 파괴적 혁신 기술과 복합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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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 김낙훈 기자 ] 비행기·스포츠카·기타·바이올린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과 우주왕복선 캡슐·수소 저장탱크·양궁 간 공통분모가 있을까. 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프랑스 파리 노르빌팽트전시장에서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열린 ‘국제복합소재전시회’다.

115개국의 1400여 개 업체가 출품한 이 전시회의 공통점은 복합소재다. 탄소섬유 유리섬유 아라미드섬유 등 두 가지 이상의 재료로 만든 소재다. 이들 소재는 첨단소재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예컨대 무게는 강철의 4분의 1, 강도는 철의 10배에 이르는 ‘탄소강화플라스틱(CFRP)’은 항공기는 물론 자동차·전자제품·레저 스포츠용품 등에 쓰이고 있다. 이런 복합소재의 세계 시장 규모는 1000억달러에 이른다.

복합소재는 '산업혁명' 촉매제

사용처가 꾸준히 늘고 있다. 항공기 등 경량화가 필수적인 제품은 물론 내진설계를 필요로 하는 건축자재부터 풍력발전용 블레이드를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관련 제품, 각종 스포츠용품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기술혁신도 빠르게 이뤄진다. 비싼 재료비와 가공의 어려움이라는 문제도 기술혁신을 바탕으로 점차 해결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수십 개 기업이 자동화된 가공장비를 선보인 것 역시 이런 혁신을 보여준다. 자동차의 경우 비싼 재료비 때문에 수년 전까지만 해도 스포츠카 등 고급차에만 탄소섬유가 사용됐으나 이번 전시회에선 전기자동차를 비롯해 대중화된 승용차의 많은 부품이 가벼운 복합소재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줬다. 연비 개선에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복합소재의 기술혁신은 4차 산업혁명과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하성규 한양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맥킨지가 발표한 ‘4차 산업혁명을 위한 12대 파괴적 혁신기술’ 중 최소 4개가 복합소재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고 설명할 정도다. 여기엔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3차원(3D) 프린터, 자율주행차, 첨단소재가 들어 있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과 소재혁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고 있다.

이 소재는 중소기업과 무관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 창업기업과 중소기업도 이를 활용해 얼마든지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다. 소재 개발 능력이 없으면 이를 활용한 제품을 생산하면 된다.

신소재에서 먹거리 찾아야

이번 전시회에선 발열조끼, 발열의자, 가정용 사우나 등 중소기업의 아이디어 제품이 쏟아져나왔다. 복합소재를 바탕으로 한 양궁·하키스틱·기타·드럼 등 다양한 스포츠용품과 악기도 선보였다. 시간이 없어 파리 전시회에 가볼 수 없는 기업인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복합소재전(JEC Asia 2019)을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오는 11월 13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회에선 다양한 복합소재와 이를 활용한 제품이 전시된다. 이뿐만 아니라 독일 뮌헨에 본사를 둔 전시업체 뮌헨엑스포가 첨단자동차에 관한 정보도 제공한다. 파리에서 만난 로베르트 메츠거 뮌헨엑스포 대표는 “‘모빌리티 4.0’이라는 주제로 전기자동차·커넥티드카·자율주행차에 관한 다양한 내용을 소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래 먹거리는 멀리 있는 게 아니다. 우리 곁에 바짝 와 있다. 정보통신기술 못지않게 소재기술도 중요하다. 특히 복합소재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미래 먹거리가 보이지 않는다고 한탄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발로 뛰고 이를 바탕으로 행동으로 옮기느냐 않느냐 하는 결단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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