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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선물시장이 비트코인 가격하락 부추겼다"…투자자들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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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OE 선물 중단하자 "이참에 선물시장 폐쇄해야" 주장도



지난 2017년 메이저 거래소 최초로 비트코인 선물을 출시한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올 6월부터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선 "이참에 비트코인 가격 하락을 부추기는 선물시장을 폐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와 투자자들에 따르면, 그동안 CBOE나 시카고선물거래소(CME) 등 제도권 대형 거래소가 비트코인 선물을 상장하는 것은 가상화폐(암호화폐) 시장에선 '호재'로 인식돼왔다. 제도권 거래소가 상품으로 인정한 자체가 공신력을 얻었다는 뜻으로 해석해서다.

그런데 왜 지금은 비트코인 선물 상품을 없애야 한다고 할까. 시세에 답이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CBOE, CME 등 주요 거래소들의 비트코인 선물 상품이 시세에 악영향을 줬다고 본다.

실제로 비트코인 선물이 CBOE, CME에 상장된 2017년 12월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1년새 최고점 대비 80% 가까이 곤두박질쳤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샌프란시스코지사 소속 경제학자들이 내놓은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미 연준 소속 경제학자들은 작년 5월 "비트코인 선물 상품이 가격 하락에 영향을 줬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일본의 공공경제학 권위자 노구치 유키오도 칼럼에서 "2018년 암호화폐 시장이 약세장으로 전환한 것은 CBOE와 CME의 비트코인 선물 상품 때문"이라 주장했다.

선물 상품 등장으로 '하락 베팅'이 가능해지며 비트코인 비관론자들의 영향력이 증대됐다는 얘기다.


정말 선물 거래소가 비트코인 시세에 악영향만 끼칠까. 전문가들은 "해당 거래소의 선물 거래 방식이 실물인수도(만기시 결제를 실물 자산으로 직접 결제)냐, 현금결제냐에 따라 다르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현금결제 방식을 사용하는 CBOE나 CME의 경우 만기시 결제를 달러화로 진행한다. 이 경우 비트코인의 유동성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반면 뉴욕증권거래소의 모회사 인터콘티넨탈익스체인지(ICE)가 만드는 암호화폐 선물거래소 '백트(Bakkt)', 나스닥이 투자한 '에리스엑스(ErisX)'의 경우 만기시 결제를 비트코인으로 진행하는 실물인수도 방식을 택했다. 선물 결제를 위해선 반드시 비트코인이 필요하므로 비트코인 수급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백트나 에리스엑스는 확실한 호재로 인식하는 반면 CBOE나 CME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변한 이유다.

한 개인투자자는 "2018년 한 해 동안 CBOE와 CME의 선물 만기일이 다가올수록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락했다. 실물인수도 방식이 아닌 선물거래는 그저 기관투자자들의 '가격맞추기 게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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