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연의 글로벌 브리핑 (24)
브렉시트 시한을 연기하겠다는 영국 의회의 결정이 나왔다.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결국 영국 의회의 생각은 ‘브렉시트를 하고 싶긴 한데, 노딜 브렉시트는 절대 안되겠고, 일단 시한을 연기해보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금 유럽은 엉망이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지난주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도 밝힌 것처럼 유럽의 경제 성장률은 1% 초반대까지 내려와 있고, 그로 인해 자신감은 땅에 떨어져 있다. 섣부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양적완화 직전까지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조치, 즉 금리 인상을 유보하고 TLTRO(장기대출 프로그램)를 재개하겠다고 했다. 시장에서 예상할 수 있는 부양책을 다 들고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기자회견에서 “유럽 성장률이 좋아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고 말한 드라기 총재는 우리가 알던 ‘슈퍼 마리오’와는 거리가 멀었다.
지금 무너지고 있는 유럽 경제를 완전히 쓰러뜨릴 수 있는 것이 바로 브렉시트다. 2017년 유럽이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을 때도 브렉시트는 굉장히 부담스러운 이벤트였는데 지금 일어난다면, 특히 ‘노딜 브렉시트’라도 일어난다면 유럽 대륙과 영국은 큰 소용돌이에 빠지게 된다. 그럼 절대로 정치인은 그쪽을 선택하지 않는다는 진리가 역시 통했다.
브렉시트 시한 연기도 같다. 연기하지 않으면 오는 29일 바로 노딜 브렉시트로 가는 것인데 지금 그럴 이유가 없지 않은가. 유럽연합(EU)이 21일 정상회의를 열고 그 자리에서 만장일치로 브렉시트 시한 연기를 결의해 줘야 하는데, 불안해하지는 말자. ‘혹시나’라고 하기에는 유럽이 처한 경제적 상황이 심각하다. 독일이 나서서 영국을 하루빨리 손절하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기한 연장으로 의견이 모아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은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외환시장이지만 이번주부터 어느 정도 안정을 찾으면서 파운드와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고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는 시장 친화적인 외환시장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전망에는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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