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96곳서 열려
신세계·현대건설·효성 등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 성공
[ 임근호/전범진 기자 ] 15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사 96곳이 일제히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22일(306개사), 27일(325개사), 29일(528개사)의 ‘슈퍼 주총 데이’를 앞둔 가운데 기업마다 주주들이 예년에 비해 주주권을 적극 행사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날도 4개 상장사가 주주제안 안건을 다뤘고, 9개 상장사가 사외이사 선임 등을 놓고 국민연금과 표 대결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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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기업들의 주주제안도 모두 부결됐다. 성도이엔지 주주들은 올봄에 받을 지난해 배당금을 주당 150원으로 올려줄 것을 제안했지만 회사가 주장한 주당 100원으로 통과됐다.
국민연금은 이날 9개 상장사 안건에 반대했지만 부결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아세아시멘트와 아세아제지 등을 거느린 지주회사 아세아는 이날 주주총회를 열고 집중투표제 배제를 위한 정관 변경 등 원안을 모두 승인했다. 집중투표제는 뽑는 이사 수만큼을 주당 의결권으로 부여하는 제도다. 가령 3명을 선임하면 주당 3표가 주어진다. 아세아 지분 13.22%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정당한 사유 없이 집중투표제를 배제해선 안 된다며 안건에 반대했지만 최대주주 지분(43.07%)이 압도적인 탓에 힘을 쓰지 못했다.
신세계와 한미약품, 현대건설, 농심 등은 국민연금이 반대한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을 선임하는 데 성공했다. 국민연금은 이들이 회사와 밀접한 이해관계에 있어 독립적인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란 점을 반대 이유로 들었다. 현대건설에 대해선 분식회계를 제대로 감시·감독하지 못한 이력을 문제 삼았다. 서흥, 현대위아, 풍산, LG상사 등은 국민연금의 반대를 뚫고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을 통과시켰다.
GS리테일 주총에선 회사가 상정한 감사위원 선임안이 부결됐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와 ISS 등이 이해관계에 따른 독립성 훼손으로 선임을 반대한 인물이다. 씨유메디칼과 연이정보통신은 정족수 부족으로 감사 선임에 실패했다.
이날 주총에선 주주제안과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가 모두 실패했지만 앞으로 표 대결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주총 시즌에 상정된 주주제안은 모두 117건(33개 상장사)으로 지난해(72건)는 물론 2015년(116건)을 넘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임근호/전범진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