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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로 돌아 온 김연철의 '거친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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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이미아 정치부 기자



[ 이미아 기자 ] “입이 너무 거칠어서 자칫 큰 사고를 일으킬지도 모른다.”

김연철 전 통일연구원장이 지난 8일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는 소식이 나왔을 때 대다수 북한 전문가들로부터 나온 탄식이었다. 보수와 진보 진영을 가리지 않고 이구동성으로 나온 우려였다.

이 같은 예측은 김 후보자가 과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언론 인터뷰에서 한 독설과 자신의 대북관을 보여주는 널뛰기 발언이 속속 드러나며 현실이 되고 있다. 그는 2015년 8월 북한이 일으킨 목함지뢰 사건에 대해 “현재 수준에서 (북한의 행위로 볼) 심증은 가는데, 확실한 물증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라고 주장했다. 이 사건으로 하재헌 예비역 중사는 두 다리를, 김정원 중사는 오른쪽 다리를 잃었다. 그는 2002년 7월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는 “서해교전이 북한 군부가 계획적으로 도발했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의 가벼운 입은 이뿐만이 아니다. 2015년 3월 26일 천안함 폭침 5주기를 맞아 군복을 입고 강화도 해병대대를 방문한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사진을 게시하고 “‘쇼’나 하고 있으니 국민이 군대를 걱정하는 이 참담한 상황이 되지 않았는가”라고 비판했다. 2016년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는 “감염된 좀비”라고 했다.

김 후보자는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과 트위터 계정을 임시로 닫았다. “페이스북에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접근 및 해킹 우려가 있어 계정을 일시 비활성화로 돌렸다”는 게 이유다. “대북정책이나 남북한 관계에 관한 정치 비평에서 일부 정제되지 않은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이 같은 행동은 역효과를 불렀다. 여당에서조차 “자신의 언행에 떳떳했다면 굳이 계정을 폐쇄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통일부 장관은 살얼음판 같은 남북 관계를 조율하며 초당적이고도 냉정한 판단을 해야 하는 중책이다. 비핵화 협상 등 고민거리가 산더미다. ‘장관의 무게’를 견디기에 김 후보자의 행보는 너무나 가벼워 보인다.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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