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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바이오 "500兆 인공혈액 시장 선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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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광 대표, 약효 지속시간 늘리는
페길레이션 기술 개발 '외길'




[ 임유 기자 ]
“30여 년간 페길레이션 기술 한 우물만 팠죠. 최종 목표는 이 기술로 500조원의 인공혈액 시장을 선점하는 겁니다.”

노광 선바이오 대표는 1988년 미국 뉴저지에 있는 럿거스대에서 생명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지금까지 페길레이션 기술을 활용한 치료제 개발에 몰두해왔다. 페길레이션은 의약품과 폴리에틸렌글리콜(PEG)을 결합해 약효 지속 시간을 최대 500배까지 늘릴 수 있는 기술이다. 결합 부위가 임의적이라 약효가 크게 떨어지는 기존 기술 단점을 보완했다.

바이오시밀러 기술 수출

노 대표는 원래 인공혈액을 개발하려고 1997년 회사를 세웠다. 그러나 곧바로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사세가 나날이 기울었다. 2001년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로 눈을 돌렸다. 미국 바이오업체 암젠이 개발한 호중구감소증치료제 ‘뉴라스타’에 주목했다. 호중구감소증은 항암 치료 과정에서 백혈구가 파괴되는 질환이다. 뉴라스타의 미국 특허는 2015년, 유럽 특허는 2017년 만료됐다.

이 회사는 2003년 뉴라스타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그해 11월 인도 제약사 인타스에 기술이전했다. 2007년 인타스는 인도에서 허가를 받고 제품을 판매했다. 지난해 캐나다와 유럽에서도 허가를 받았다.

미국은 2013년 임상을 마치고 이듬해 허가 신청을 했다. 노 대표는 “올 상반기에 미국에서 허가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 시장 규모는 5조원 정도다. 스위스 노바티스 자회사인 산도스, 미국 제약사 코히러스 등이 경쟁사다.

500조원 인공혈액 시장 겨냥

선바이오는 뇌졸중응급처치제(산소운반체)도 개발 중이다. 뇌졸중 환자는 혈전(피떡) 때문에 뇌혈관이 막혀 뇌세포가 크게 손상될 위험이 크다. 사망하지 않더라도 심각한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 그는 “환자가 응급실로 실려 가 진단받는 와중에도 뇌세포는 계속 죽는다”며 “2~3시간의 골든타임 동안 환자의 뇌세포를 살릴 방법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산소운반체는 소의 적혈구에서 추출한 헤모글로빈에 페길레이션 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노 대표는 “이 헤모글로빈은 크기가 적혈구의 1만 분의 1에 불과해 적혈구가 지나가지 못하는 미세혈관을 통과할 수 있다”며 “응급 현장에서 링거처럼 간편하게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임상을 완료한 단계다. 연내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에 들어간다.

노 대표는 장기적으로 인공혈액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그는 “허혈증, 빈혈증, 당뇨병성 망막병증, 망뇨병성 족부궤양 등 혈류에 문제가 생겨 발병하는 질환에 인공혈액이 근본적인 치료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헤모글로빈에 페길레이션 기술을 적용하면 신장에서 걸러지지 않고 체내에서 오래 머물면서 장시간 산소를 전달할 수 있게 된다. 인공혈액은 미국 바이오퓨어 제품이 유일하다.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판매 중이다.

연내 코스닥 이전 상장

이 회사는 구강건조증치료제, 연골활액충진제 등도 개발 중이다. 구강건조증치료제 뮤코펙은 이틀에 한 번만 써도 항암치료 과정에서 겪는 구강건조증을 완화할 수 있다. 하루 12번 써야 하는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다.

노 대표는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 신청을 했다”며 “미국 주요 업체와 기술이전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무릎 사이의 연골을 채우고 있는 활액을 보충하는 연골활액충진제 시노젤은 지속 시간이 2년으로 타사 제품보다 네 배 길다.

선바이오는 올해 코넥스시장에서 코스닥시장으로 이전상장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다. 올해 매출은 작년(43억원)보다 두 배 이상 많은 100억원이 목표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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