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 홍윤정 기자 ] “지평선이 보인다. 하늘은 검고 지구의 둘레에 아름다운 푸른색 섬광이 비친다.”
1961년 4월, 옛 소련 바이코누르 우주 발사 기지의 교신기를 통해 한 남자의 격앙된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검은 우주 속 지구가 푸른빛을 띤다는 걸 인류가 처음 목격한 순간이었다.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소련의 군인이자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 우주선 보스토크 1호를 타고 인류 최초로 우주 궤도에 진입했다. 그는 108분 동안 지구를 돌다가 예정된 곳에 무사히 착륙했다.
가가린은 1934년 3월 9일 소련 스몰렌스크의 집단농장에서 태어났다. 사라토프공업학교 항공클럽에서 비행 기술을 배웠다. 1955년에는 소련 공군에 입대해 전투기 조종사가 됐다.
당시 소련은 미국과 거의 모든 분야에서 경쟁을 벌였다. 우주개발에선 소련이 한발 앞서갔다. 1957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한 데 이어 그해 개를 태운 우주선 스푸트니크 2호 발사에 성공했다. 다음 목표는 유인 우주선을 하늘로 띄우는 것. 이를 위해 우주비행사를 모집했고, 가가린도 지원했다. 가가린은 높은 중력을 견디고 소리와 빛이 없는 곳에서 지내는 훈련 등을 받은 뒤 1961년 마침내 인류의 첫 우주 비행에 성공했다.
지구로 돌아온 그는 국가적 영웅으로 추앙받았다. 이 업적으로 두 단계 특진을 했고, 소련 최고 상훈인 레닌 훈장을 받았다. 그는 이후에도 여러 차례 우주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하지만 1968년 비행 훈련 중에 연습기 추락으로 세상을 떠났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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