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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번엔 보험가격 개입 선언한 정부, '시장의 보복' 눈감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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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2019년 업무계획’에서 보험료 인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보험회사들이 사업비를 지나치게 높게 잡아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비싸졌다고 보고, 이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직접 나서서 보험료를 깎아 준다니 반기는 소비자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보험료 ‘찍어 누르기’가 타당한 처사인지 짚어볼 게 많다.

금융산업은 다른 어떤 산업보다도 ‘소비자 보호’가 중요하고, 이에 따라 어느 나라건 당국의 특별한 감독이 뒤따르는 게 사실이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금융 역시 엄연한 산업이다. 은행의 예금 및 대출금리와 신용카드 수수료, 보험료율 등 각종 금융상품 가격은 금융시장 내 치열한 원가 계산과 수요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보험료 산정의 기초가 되는 사업비만 해도 설계사 수당, 위험률, 보장 내용 등 여러가지 비용이 포함된 일종의 원가로 봐야 한다.

이런 상품 가격을 정부가 직접 규제하면 시장이 왜곡되고, 궁극적으로는 해당 산업이 위축되는 ‘시장의 보복’이 이어져 모두에게 타격을 입히기 십상이다. 보험료를 강제로 내리면 보험사들은 보장 범위를 줄이는 등 어떻게 해서든 손실을 전가하려 들 것이고 이는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간다. 신용카드 수수료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 금융위로부터 영세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강요받은 신용카드사들은 각종 카드 혜택을 줄인 데 이어 대형 가맹점을 상대로 수수료 인상에 나섰다. ‘수용 불가’를 선언한 현대자동차가 주요 신용카드회사들과의 계약해지에 나섬에 따라 이번에도 소비자에게 불똥이 튀었다.

정부가 소비자 편에 서서 가격을 낮춰주고 싶다면, 기업 팔 비틀기가 아니라 치열한 경쟁을 유도해 자연스레 가격 인하를 이끌어내는 게 정도다. 세계 첫 5G 상용화가 당초 일정보다 미뤄진 데도 정부의 요금 통제가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고 한다. 아파트 분양 원가 공개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장사 원리에 맞지 않는다”며 방침을 바꿨던 이유가 뭔지 곰곰이 짚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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