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복구하는 게 사실이라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매우 매우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사실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하기 이르다고 했다.
◆사실이면 김정은 ‘하노이 약속’과 배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핵심 미사일 발사장 복구를 통해 약속을 깨고 있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 일이 일어났다면 매우 실망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하지만 “(사실인지)확인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며 “그것은 매우 이른 리포트”라고 했다. 또 “(김정은과)관계는 좋다”며 “나는 (그에게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생각하지는 않지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앙정보국(CIA) 등 정보당국을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 행정부의 최종 판단결과,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이 사실로 확인되면 미국이 대북 강경기조로 선회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장을 재건하는게 맞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공개한 김정은의 ‘하노이 약속’과 배치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하노이 회담 직후 김정은이 핵·미사일 시험 중단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용호 북한 외무상도 회담 결렬후 심야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담에서 우리는 미국의 우려를 덜어주기 위해서 핵 시험과 장거리 로켓 시험 발사를 영구적으로 중지한다는 확약도 문서 형태로 줄 용의를 밝혔다”고 말했다.
◆북,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재건 움직임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는 전날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복구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해체 작업이 시작됐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일부 구조물을 다시 짓는 작업이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2일 사이에 시작됐다는 것이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도 상업용 위성사진 분석을 토대로 “북한이 서해(동창리) 장거리 미사일 발사장을 신속히 재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지난 5일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과 관련, “철거 시설 가운데 일부를 복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이 미북 정상회담에 성공하고 전문가 참관하에 미사일 발사장을 폐기할 때 홍보 효과를 높이려는 목적과 협상이 실패했을 경우 시설을 다시 미사일 발사장으로 활용하기 위한 가능성이 모두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