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민간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가 한진그룹에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는 독립적인 사외이사진이 필요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서스틴베스트는 4일 '한진그룹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향후 한진그룹에 선임될 사외이사들의 독립성이 객관적으로 확보되지 않는다면 한진그룹이 제시한 지배구조 개선 방안만으로 실질적 기업의 중장기 가치 제고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해당 보고서 발간엔 박종한 수석 연구원과 임예슬·최용환 선임 연구원이 참여했다.
현재 한진그룹 내 주요 상장 계열사들의 사외이사진은 독립성 측면에서 매우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대부분 사외이사가 ▲조양호 그룹 회장의 경복고등학교 동문 ▲그룹 회장 등이 수학한 USC(University of Southern Califonia) 학연 중심 ▲그룹 회장과 특수 관계에 있는 법무법인 광장 중심 등 유형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다.
서스틴베스트는 "독립적인 사외이사를 선임하겠다는 선언적 문구가 아닌, 일반주주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제약없이 사외이사 후보를 자유롭게 추천할 수 있는 공개적인 채널을 신설해야 한다"며 "이렇게 형성된 사외이사 풀에서 합리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최종 사외이사 후보를 선임하는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대한항공에 합리적인 자본 배분 및 자기자본이익률(ROE) 중심 경영을 주문했다. 대한항공은 2014년 이후 한진해운에 7000억원 이상을 지원하고, 호텔·레저 사업을 영위하는 종속회사에 8000억원 이상 지속 출자 및 2조6000억원의 우발 채무를 부담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는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이 A0에서 BBB+까지 하락하는 데 영향을 줬고, 전 그룹사의 신용위험으로 옮겨졌다는 게 서스틴베스트 측 분석이다.
서스틴베스트는 "한진그룹은 최근 다년간 영업적자가 지속된 호텔 및 관광레저 산업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제시하고, 향후 배당 사업부문의 경영성과 개선 가능성 등에 대해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스튜어드십 코드란 투자기관과 투자대상 기업이 서로 적대하는 것이 아니라, 대안과 인내심을 갖고 상호간 우호적인 접점을 모색하는 활동"이라며 "이번 보고서를 통해 한진그룹 측이나 관련 이해관계자들이 한진그룹의 지속 가능한 기업발전을 위한 해법과 대안 모색의 시사점을 얻을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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