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백화점' 변신 위해 애슬레저룩 원조 '팔고초려'
영국 해러즈백화점에 이어 전세계 두번째로 백화점에 입점
[ 안효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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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적인 조건 제시
롯데백화점이 룰루레몬 입점을 추진한 것은 2015년부터다. 20~30대 젊은 소비자가 급격히 줄자 롯데백화점은 ‘젊은 브랜드’ 수혈에 나섰다. 룰루레몬도 그중 하나였다. 문제는 룰루레몬의 출점 전략이 백화점과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룰루레몬은 수백 명을 상대로 요가 수업을 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을 매장 내에 둔다. 요가복만 판매하는 게 아니라 ‘피트니스 문화’를 전파하는 게 경영 철학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직원 전용 휴게 공간을 별도로 마련하고, 창고를 따로 둬야 하는 것도 백화점과 건건이 부딪혔다. 매장을 나이키 등 스포츠 매장이 아닌, 럭셔리 브랜드 인근에 내달라는 것은 더욱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었다.
롯데백화점은 우선 접촉면을 늘리는 데 주력했다. 룰루레몬의 경영 철학을 이해하고 절충점을 찾기 위해서였다. 정세련 롯데백화점 상품기획자(MD)가 나섰다. 룰루레몬 매장의 요가 클래스부터 등록했다. 지난 4년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수업을 들으며 룰루레몬 측과 관계를 쌓았다. 이 덕분에 출점 결정권을 가진 켄 리 아시아지사장과 함께 요가수업을 들을 정도로 친분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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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백화점 이미지에 도움
롯데백화점이 이렇게까지 공을 들인 것은 ‘젊은 백화점’ 이미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캐나다 브랜드 룰루레몬은 일상생활에서도 입는 운동복 ‘애슬레저룩’ 열풍의 원조로 꼽힌다. 애슬레저란 ‘애슬레틱(athletic)’과 ‘레저(leisure)’의 합성어로 일상에서도 입을 수 있는 운동복을 말한다. 할리우드 여배우가 많이 입어 화제가 된 ‘1마일 웨어(집에서 약 1.6㎞ 반경의 거리를 입고 다닐 수 있는 옷)’가 대표적이다. 룰루레몬의 글로벌 매출은 2010년 7억1200만달러에서 작년 32억3500만달러로 늘었다. 8년 만에 4배 이상 증가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