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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보라 기자 ] 해태제과의 ‘연양갱’은 국내 최초의 과자다. 1945년 개발됐다. 지난 74년간 단 한 번도 생산이 멈춘 적 없다. 이 과자는 지난해 180억원어치가 팔렸다. 사상 최고 연매출이다. 해태제과는 3일 “첫 출시 이후 지금까지 35억 개, 약 7100억원어치가 팔렸다”며 “최근 4~5년간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연양갱은 반세기 넘게 ‘옛날 과자’에 속했다. 할머니 간식 선물 정도로 여겨졌다. 연양갱이 개발될 당시에는 감자, 고구마도 귀하던 시절이다. 과자라는 개념도 없었다. 고(故) 박병규 해태제과 창업주는 “굶주린 국민들 배를 채워주겠다”고 말하며 전통음식인 도토리묵처럼 팥을 묵으로 만들어 당시 서울 남영동 해태제과 공장에서 연양갱을 제조했다. 광복 직후 제조 설비와 원재료가 귀하던 때여서 가마솥에 팥앙금과 한천을 넣어 졸이는 전통방식을 사용했다. 가격은 버스 요금보다 비싼 50환, 100환이었다. 6·25전쟁이 발발했을 때에도 해태제과 임직원은 연양갱 가마솥과 보일러를 대전, 대구, 부산 등으로 들고 다니며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연양갱은 1980년대 이후에도 광고 없이 월 2억원 이상 꾸준히 팔리는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최근 매출이 급증한 배경은 제품 다각화다. 60여 년간 오리지널 팥맛을 고수하다가 2004년부터 ‘건강 간식’ 개념으로 제품의 콘셉트를 바꿨다. 호두연양갱, 홍삼연양갱, 꿀연양갱, 검은깨연양갱, 상황버섯연양갱, 단호박연양갱 등으로 출시했다. 이 시기 등산과 마라톤 등 레저 열풍이 불며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에는 10~20대를 겨냥해 재미있고, 튀는 제품을 내놨다. 망고연양갱, 다방커피연양갱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설 명절 선물 한정판도 내놨고, 아이스크림으로 즐기는 ‘연양갱바’(사진)도 출시했다. 해태제과의 원조 연양갱은 2014년부터 4년간 연평균 5.8%씩 성장했고, 지난해에는 10.4%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시장점유율은 70% 이상이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중장년층에게는 어려운 시절을 함께 했던 과자로, 젊은 층에는 다양한 재미와 맛으로 승부하는 과자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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