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서 정상회담장까지, 김정은 1.7㎞ vs 트럼프 11㎞
[ 김채연 기자 ]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장으로 확정된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숙소 멜리아 호텔에서 차로 3분(1.7㎞) 거리에 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숙소 JW메리어트 호텔에서는 회담장까지 20분(11㎞)이 걸린다. 회담장 선정에는 북한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회담 도시인 하노이에 이어 회담장까지 북한의 요구가 관철됨에 따라 의전 협상은 사실상 북한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북 의전 협상팀은 지난 17일부터 하노이 현지에서 회담장 등을 놓고 막판까지 협상을 벌였다. 베트남 정부는 당초 국가컨벤션센터(NCC)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 숙소로 유력하게 거론된 메리어트 호텔과 너무 가깝다는 이유로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NCC와 메리어트 호텔은 차로 3분(1.3㎞) 거리다. 회담장이 메트로폴 호텔로 최종 낙점되면서 북한이 의전 협상에서 주도권을 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미·북은 2차 정상회담 개최국으로 베트남을 확정한 뒤 도시 선정 과정에 난항을 겪었다. 미국은 휴양지인 다낭을, 북한은 하노이를 밀어붙였고 북한이 주장한 하노이로 최종 결정됐다.
프레스센터를 두고 벌어진 미·북 간 기싸움에서도 북한이 승리했다. 미국 측은 프레스센터를 일찌감치 멜리아 호텔로 확정했다. 그러나 북측이 25일 김정은 숙소로 멜리아 호텔을 확정하면서 미국 측 취재진이 쫓겨나는 사태가 벌어졌다.
하노이=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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