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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 칼럼] 스페인식 건강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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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현 논설위원


[ 고두현 기자 ] 스페인 사람들은 해산물과 올리브, 토마토를 많이 먹는다. 이들의 건강식 중 하나가 새우·올리브유·마늘을 주재료로 한 ‘감바스 알 아히요’다. 팬에 올리브유를 붓고 마늘과 월계수잎 등을 넣어 살짝 익힌 뒤 방울토마토와 새우를 넣고 요리한다.

감바스 속의 새우에는 100g당 단백질이 20.1㎎씩 들어 있다. 칼슘(77㎎)과 라이신(1455㎎), 아르기닌(1923㎎) 같은 영양소도 풍부하다. 새우 껍질에 있는 키토산은 나쁜 콜레스테롤을 없애준다. 마늘 속의 무기질인 칼륨·인·칼슘은 인체 면역력을 강화하고 피를 맑게 한다. 알리신 성분은 항·살균 작용을 돕는다.

올리브는 심혈관질환 예방에 좋은 장수식품이다. 올리브유에 함유된 불포화지방산이 발암 단백질을 억제하고, 식중독·유산 등을 유발하는 리스테리아균을 줄여준다. 미국 미네소타대 연구진에 따르면 올리브유를 많이 먹는 지역의 사람들은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의 여름 건강식인 가스파초는 토마토와 마늘·식초·올리브유를 섞은 요리다. 잘 익은 토마토 속의 라이코펜은 몸에 나쁜 활성산소를 제거해 준다. 스페인 사람들의 토마토 섭취량은 1인당 하루 40g으로 영국인의 두 배에 가깝다. 올리브유 섭취량은 더 많다.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가 ‘황금 액체’라고 찬양했던 올리브유의 전체 생산량 중 절반은 스페인산이다.

스페인의 ‘국가대표 음식’으로 불리는 파에야는 신선한 해산물과 고기·채소에 쌀을 넣어 자작하게 끓인 음식이다. 여기에 연어구이와 양파, 마늘, 가지, 파프리카를 곁들이면 금방 입에 침이 고인다. 따뜻한 기후 덕분에 사계절 과일과 채소를 활용한 샐러드 요리를 먹을 수 있다.

음식 이외에도 건강 요소가 많다. 국토의 3분의 1이 산지인 데다 평균 고도가 해발 600m 이상으로 유럽에서 스위스 다음 높다. 그만큼 공기가 맑고 일조량이 풍부하다. 이런 천혜의 자연 환경 덕분에 사람들은 느긋하고 낙천적이다. 점심을 먹은 뒤에는 ‘달콤한 낮잠’을 뜻하는 시에스타까지 즐긴다.

국민들의 언어 습관에서도 ‘행복’ ‘웃음’ 같은 긍정어가 많이 쓰이는 것으로 집계됐다. 돈키호테를 소재로 한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의 가사처럼 모두들 밝다.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우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을 잡자.’

어제 블룸버그통신은 스페인의 건강지수가 169개국 중 1위라고 보도했다. 수명만 따질 때는 일본이 최고지만 공기청정도와 공중위생, 음식 등을 감안하면 스페인 사람들이 가장 건강하다는 얘기다. 한국은 아쉽게도 13위에 그쳤다.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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