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 폴드'를 공개하면서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 '폴더블폰 대전'이 시작됐다. 경쟁 업체인 중국 화웨이와 샤오미 등도 다음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19에서 폴더블폰을 공개할 예정이어서다.
폴더블폰의 생존 과제는 얇은 두께와 내구성으로 요약된다. 삼성전자가 이날 공개한 갤럭시 폴드는 안으로 접히는 인폴딩 방식이다. 접었을 때는 겉면에 4.6인치 커버 디스플레이가 따로 보이고 펼쳤을 때는 7.3인치 크기로 사용할 수 있다. 펼쳤을 때는 화면을 2분할이나 3분할로 나눠서 여러 개의 앱을 동시에 이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화웨이와 샤오미가 24일(현지시간) MWC에서 공개할 폴더블폰은 바깥으로 접히는 아웃폴딩 방식이다. 이 방식은 기기가 접힐 때 곡률 반경이 인폴딩 방식보다 크다. 화면 바깥 디스플레이를 따로 만들지 안아도 돼 인폴딩보다 구현이 쉬운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의 제품은 접었을 때 5인치, 펼쳤을 때 8인치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샤오미는 같은 날 폴더블폰을 시제품 형태로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 샤오미의 폴더블폰은 양쪽 끝을 잡고 바깥으로 접는 더블 폴딩 방식이다.
삼성전자에 앞서 중국 디스플레이업체 로욜은 지난해 세계 최초 폴더블폰 '플렉스 파이'를 내놨다. 그러나 디스플레이가 완전히 접히지 않고 구부리는 정도의 수준이었떤 데다 접었을 때 두께가 15mm가 넘어 시장의 호의적 반응을 이끌어내진 못했다. 무게도 320g으로 휴대성이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의 접히는 부분 곡률이 매우 작기 때문에 제품이 구부려지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접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유리 소재 대신 새로운 복합 플리머 소재를 개발해 기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보다 50%가량 얇은 디스플레이를 구현했다. 그러나 두께와 무게 등의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다.
내구성과 배터리 용량도 문제다. 삼성전자는 수십만 번을 접었다 펴도 제품이 변형되지 않는 내구성을 갖췄다고 설명했지만 실제 내구성이 충분히 확보됐을지 관건이다. 아웃폴딩 방식인 중국 업체들의 제품은 바깥쪽에 디스플레이가 노출되기 때문에 내구성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배터리의 경우 갤럭시 폴드는 당초 용량이 6000mAh 수준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밝혀진 용량은 4380mAh다. 갤럭시노트9(4000mAh)보다 늘어났지만 최근 출시한 중저가폰 갤럭시M20(5000mAh)보다 용량이 적다. 경량화를 위한 선택이란 평가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화웨이는 올해 상반기 중에 폴더블폰을 출시하기 위해 고삐를 죄고 있다. 삼성전자는 4월 26일에 폴더블폰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화웨이는 5G를 지원하는 폴더블폰을 올해 6월까지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샤오미 폴더블폰은 출시 일정이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보급 속도는 빠르지 않을 전망이다. 아직 일반 소비자들에게 폴더블폰에 대한 수요가 높지 않은 데다 초기엔 새로운 유저 인터페이스(UI)에 친숙함을 느끼기 어려워서다. 최적화된 앱이 개발되는 데 걸리는 시간 또한 변수로 꼽힌다. 비싼 가격도 강력한 장애물이다.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은 1980달러(약 222만원)부터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폴더블폰 스마트폰 출하량은 300만대 수준으로 예상된다. 2020년엔 1400만대, 2021년 3000만대, 2022년 5000만대로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1년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15억대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SA는 적은 출하량에도 비싼 가격 덕에 폴더블폰 매출이 올해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매출의 1%(20억달러) 정도를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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