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JTBC 대표가 폭행 의혹 등 관련해 경찰에 출석해 19시간 조사를 받은 데 이어 그를 고소한 프리랜서 기자 김 모 씨의 소환조사도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는 "김씨가 불법적으로 취업을 청탁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오히려 협박한 것"이라며 검찰에 공갈미수·협박 혐의로 김씨를 고소했고 김씨는 이에 맞서 이달 8일 폭행치상·협박·명예훼손 혐의로 손 대표를 맞고소했다.
양측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대질 신문까지 이어질 지 주목된다.
한편 자유연대(고발인 김상진 사무총장)외 2개 시민단체는 18일 손석희 대표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차량)죄 및 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죄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자유연대는 이날 "손석희 사건의 실체를 밝혀내 국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폭행 등에 대한 형사처벌과 별도로 '세월호 참사 3주기 그날 밤 과천 공터의 진실규명'과 뺑소니 사건의 실체가 파악돼야 한다"면서 오전 11시 마포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고발에 따른 수사를 통해 2017년 4월 16일 발생한 1차 뺑소니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동승 여성의 존재 여부가 확인되어야 하고, 만약 동승 여성이 있었다고 한다면 그 진술의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씨 또한 손 대표가 사고 기사화를 무마하기 위해 자신에게 JTBC 채용을 제안했다고 주장하며 접촉사고 당시 여성 동승자와 함께 있었던 일이 사건의 시작이라면서 동승자 문제의 중요성을 거론했다.
이런 상황에서 JTBC 회사 소유인 제네시스 EQ900은 후방감시카메라와 경보시스템이 장착된 최고급 자동차임에도 불구하고 추돌사실을 운전자인 손 대표가 인지하지 못했다는 사실도 도마 위에 올랐다.
JTBC 측은 "손 대표가 충돌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가벼운 접촉사고였고 상대 차량이 충돌했다고 말해 자비로 합의했다"면서 당사자간 합의가 끝나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자유연대 측은 "손 대표는 충돌여부를 몰랐다고 하나 견인차량은 미등이 깨어지고 기사는 충격으로 인해 허리 부분에 통증이 있다고 주장했다"면서 "여성이 손석희의 차량에서 내리는 것을 봤다고 손석희와 통화에서 진술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손 대표이사는 이같은 세간의 의혹은 모두 사실무근이며 이를 뒷받침할 근거는 수사기관에 제출했다는 입장이다.
손 대표의 주차장 접촉사고는 프리랜서 기자 김 모 씨가 손 대표에게 폭행했다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비로소 세상에 드러났다.
김씨는 지난달 10일 오후 11시 50분께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일식 주점에서 손 대표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손 대표가 연루된 교통사고 제보를 취재하던 중 손 대표가 기사화를 막고 나를 회유하려고 JTBC 기자직 채용을 제안했다. 제안을 거절하자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손 대표 측은 "김씨가 접촉사고를 빌미로 부정한 채용을 청탁했다"라고 반박했다.
손 대표의 사고 현장인 과천 주차장에 직접 다녀온 배승희 변호사는 한경닷컴에 "직접 가보니 일방통행길이고 주차장 지나 쭉 가면 관악산 입구밖에 없는데 밤에 혼자 있을 이유가 전혀 없는 곳이다"라면서 "그러니까 사람들이 더 궁금해 하는 것이다. 좀 더 명쾌한 해명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사고 또한 개인의 사생활이므로 회사 차량을 주말 심야에 사적으로 사용한 것 외에는 손 대표가 책임져야 할 부분은 없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간 수많은 사건사고의 팩트체크에 앞장서 온 JTBC. 대표 간판 앵커 손 대표가 이번에는 폭행사건, 지라사에 의한 구설수 주인공으로 입장이 바뀌면서 뉴스룸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의 마음도 편치만은 않다.
손 대표는 14일 자신이 진행하는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에서 나영석 CJ ENM PD와 배우 정유미가 부적절한 관계라는 내용으로 엮은 지라시 유포자가 검거된 일을 언급한 뒤 15일 페이스북에 "그 폭주하는 지라시 속에서 살아남은 배우의 일갈이 처연하게 들리는 오늘. '어떠한 합의나 선처도 없다'"고 언급했다.
공정성과 신뢰를 기반으로 해야 할 방송의 멘트가 더이상 나PD와 정유미의 목소리로 들리지 않고 손 대표의 항변이라 연상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