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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혁신은 마법 아닌 작은 변화"…무인양품 되살린 기본 지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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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으로 이기다, 무인양품


[ 김희경 기자 ] 일본의 생활용품 브랜드 ‘무인양품’은 세계 26개국에 진출하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1997년 유통업체 세이유의 자체브랜드로 출발해 1980년 정식 출범한 이 브랜드는 꾸준히 성장을 거듭해왔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은 적도 있다. 2001년 무인양품의 모회사인 ‘양품계획’이 38억엔 규모의 적자를 냈다. 2000년 2월 말 기준 1만7350엔 정도였던 주가는 이후 1년 만에 2750엔까지 떨어졌다. 주주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무인양품도 이제 끝”이라는 비관론이 팽배했다.

그때 무인양품의 사업부장이던 마쓰이 타다미쓰가 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회사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꼼꼼히 살폈고 개선을 위해 실행 가능한 일들을 수첩에 적었다. 불량 재고 발생을 방지하는 방법을 찾아내고 물류창고에 쌓여 있는 불량품은 모두 소각했다. 무리하게 문을 열어 적자 늪에 빠진 매장들도 정리했다. 디자이너 등과 협업해 제품 개발 시스템도 바꿨다. 그로부터 1년 후 무인양품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기본으로 이기다, 무인양품》은 무인양품이 위기를 딛고 꾸준히 성장한 비결을 담고 있다. 저자는 무인양품의 마쓰이 전 사장이다. 그는 무인양품을 떠난 뒤 2008년 양품계획 회장으로 취임했다. 2010년엔 마쓰이오피스를 설립했고 현재까지 이곳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위기를 극복한 비결을 자신의 수첩에서 찾았다. 새롭고 혁신적인 경영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급급해하는 게 아니라 수첩에 적은 계획, 실행, 평가, 개선을 차근차근 해나간 것이다. 매일 할 일을 계획해 적고 하나씩 실행해나갔다.

기록을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도 소개했다. 매년 같은 종류의 수첩을 사용해 작년, 올해와 내년을 나란히 살피며 계획을 세우고 점검하는 것이다. 자신에게 내릴 구체적인 지침도 기록하면 좋다. ‘여유 시간이 1분 있으면 이메일을 확인하고, 5분 있으면 필요한 통화를 하라’는 식이다. 저자는 말한다. “혁신이란 갑자기 모든 것을 바꾸는 마법이 아니라 작은 변화를 쌓으며 이루는 것이다.” (마쓰이 타다미쓰 지음, 박제이 옮김, 위즈덤하우스, 252쪽, 1만4000원)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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