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 실천하는 기업들
[ 안효주 기자 ] 롯데는 임직원 및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기업문화위원회를 조직해 기업문화를 바꾸고 있다. 보다 유연한 기업문화를 통해 임직원들의 ‘워라밸’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2016년 도입한 유연근무제가 대표적이다. 유연근무제는 임직원이 일하는 시간을 줄이거나 또는 늘리지 않으면서 개인별 상황에 맞게 출퇴근 시간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출근은 오전 8시부터, 퇴근은 오후 5시부터 각각 30분 단위로 구분돼 있다. 원하는 시간을 선택하면 된다. 롯데 측은 “창의적인 기업문화를 조성하고 가족친화적 근무 환경을 만들기 위해 유연근무제를 모든 계열사로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컴퓨터가 꺼지는 ‘PC오프’ 제도도 전 계열사에 적용하고 있다. PC오프란 본인이 정한 출근시간이 돼야 PC가 켜지고 퇴근시간에는 PC가 자동 로그아웃되는 시스템이다. 근무시간을 넘어 업무를 해야 하는 경우 부서장의 결재를 받아야 한다. 초과근무를 포함해 근로시간이 주 52시간을 넘으면 안 된다. 정해진 시간을 넘겨 초과 근무를 하면 그만큼 시간을 모아 휴가로 쓸 수 있다. 백화점 카드 홈쇼핑 등 30여 개사에서 운영했던 PC오프 제도는 롯데그룹 지주사인 롯데지주도 지난해 6월부터 본격 도입했다.
롯데는 계열사별로 ‘자녀입학 돌봄휴직’을 비롯해 직원 생애주기에 맞는 휴가 제도를 개발해 시행하고 있다. 자녀입학 돌봄휴직은 여성 직원의 자녀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을 때 적게는 한 달, 길게는 1년까지 휴직을 신청할 수 있는 제도다. 어린이들이 유아기를 거쳐 학교라는 사회에 진출할 때 부모의 도움이 가장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해 이 같은 제도를 도입했다. 2013년 롯데백화점에서 처음 시행한 이후 2017년부터 전 계열사로 확대 적용하고 있다.
롯데는 남성육아휴직 제도도 적극 장려하고 있다. 롯데는 국내 대기업 최초로 2017년부터 모든 계열사에 남성 임직원의 육아 휴직을 의무화했다. 배우자가 아이를 출산할 때 한 달 이상은 의무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제도다. 휴직 첫 달에는 통상임금과 정부지원금의 차액 전부를 회사에서 지원함으로써 통상임금의 100%를 보전해준다. 경제적 이유로 육아휴직을 꺼리는 직원들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남성육아휴직 제도를 통해 육아 부담을 줄여주고, 워킹맘들의 경력 단절도 예방할 수 있다는 게 롯데 측 설명이다.
롯데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그룹 내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 직원은 1900여 명에 달한다. 180여 명만 육아 휴직을 신청했던 전년 대비 남성육아휴직 규모가 10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롯데 관계자는 “단순히 제도만 지원하는 게 아니라 남성육아 휴직자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인 ‘롯데 대디스쿨’을 운영해 육아에 대한 이해를 돕고, 휴직 기간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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