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수판매 비중 높은 버라이즌·찰스슈와브 등 추천
[ 김형규 기자 ]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반도체 관련 기업을 중심으로 중국 매출 비중이 50% 이상인 퀄컴, 엔비디아 등 7개 기업에 투자 주의 경보를 발령했다.
2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반도체 관련 기업인 브로드컴, 마이크론, 퀄컴, 코보, 스카이웍스솔루션, 엔비디아와 리조트·카지노 업체인 윈리조트 등 7개 기업에 투자를 자제할 것을 투자자들에게 주문했다.
골드만삭스가 7개사를 투자 주의 기업으로 지목한 이유는 이들 기업이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중국 시장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중국 경기가 빠르게 식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매출과 이익 감소 폭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골드만삭스는 당초 전망을 크게 밑돈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엔비디아 외에 다른 6개 기업의 수익도 부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브로드컴, 스카이웍스솔루션, 코보, 퀄컴 등은 중국 수요 부진을 이유로 이미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한 애플의 핵심 공급업체이기도 하다.
골드만삭스는 리스크 회피를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미국 내수 비중이 높은 기업을 추천했다. 통신업체 버라이즌과 제약업체 CVS, 금융업체 찰스슈와브, 소프트웨어 제조업체 인튜이트 등이다.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투자전략가는 “해외시장 노출이 심한 종목 투자를 가급적 피하고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중국 31개 성(省) 중에서 23개 성이 작년 대비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낮췄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5개 성만 지난해와 같은 성장률을 유지했고, 목표를 높인 성은 허베이성 한 곳뿐이다. 지난해에는 17개 성이 전년 대비 성장률 목표치를 낮췄으나 올해는 그 숫자가 더 늘어났다. 주요 기관들이 전망하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6.6%보다 낮아진 6~6.5%다.
중국 경기를 나타내는 각종 지표도 내리막을 걷고 있다. 중국 경제 성장의 주요 동력인 소비 증가율은 지난해 9%로 2017년(10.2%)보다 둔화됐다. 블룸버그통신은 경제학자들의 분석을 토대로 이달 중국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도 지난달에 이어 경기 둔화를 의미하는 50 이하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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