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전상열 나우버스킹 대표
새로 선보일 ‘나우오더’는 발달장애인도 쓸 수 있어
“업주들이 본업에 집중할 수 있는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
유명 방송 프로그램에 나온 홍은동의 돈까스집은 너무 장사가 잘돼 영업을 중단한 적이 있다. 대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소음이 발생하면서 주변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쳤기 때문이다.
대기 줄은 ‘잘되는 식당’의 자랑 같지만 너무 심각하면 업주들의 속을 끓이는 근심거리가 된다. 손님도, 업주도 불편한 ‘기다림’의 문제를 해결한 것이 모바일 대기 서비스 ‘나우웨이팅’이다. 휴대전화 번호만 집어넣으면 예상 대기시간, 순서를 파악할 수 있는데다 알림까지 와 무작정 식당 앞에서 기다릴 필요가 없다. 기다리는 동안 잠시 쇼핑을 다녀오는 것도 가능하다.
“사실 이건 업주를 위한 서비스에요” 14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만난 전상열 나우버스킹 대표는 나우웨이팅이 단순히 기다리는 손님들을 위한 서비스만은 아니라고 소개했다. 기다리는 손님들한테 미안했던 업주들, 보다 본업에만 집중하고 싶은 업주들을 위한 서비스가 나우웨이팅이라는 것이다.
나우버스킹은 나우웨이팅을 통해 누적된 데이터로 업주들에게 CRM(고객관리시스템)도 제공한다. 기다린 시간에 따라 할인 쿠폰 등을 제공함으로써 재방문율을 높이는 것이다.
그는 “일반적으로 고객들은 1만 5000원어치 음식 쿠폰을 보내도 잘 반응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기 손님들에게 1000원 할인 쿠폰을 보내자 높은 비율로 응답했다”며 “전자는 아무런 이유 없이 주어진 것이었다면, 후자는 내가 10분 기다린 대가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업주들이 간과하는데, 모든 고객에게 일괄적인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니라 실제 고객의 행동에 맞춰 반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쿠폰뿐만 아니라 날씨?기념일에 따라 달라지는 방문객 데이터를 제공해 업주에게 도움을 준다는 계획이다. 그는 “배달 앱과 달리 우리는 날씨가 좋은 날엔 이용자가 늘어나고 미세먼지가 많은 날이나 흐린 날엔 확 줄어든다”며 “이런 데이터를 구제적으로 준다면 업주는 재고 관리 등에 활용할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나우웨이팅의 누적사용자는 400만을 넘어섰다. 나우웨이팅을 쓰는 매장은 전국에 1000여개다. 2017년 1월 정식 출시 이후 2년여만의 성과다. 세계 어디에도 기다림의 문제는 있기에 해외 진출도 올해 예정돼있다.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IT 주사용층인 2030 세대가 넓은 동남아시아부터 진출한다. 이미 인도네시아 제조공장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있다.
나우버스킹이 나우웨이팅에 이어 내놓을 서비스는 ‘나우오더’다. 스타벅스의 ‘사이렌오더’처럼 모바일로 주문할 수 있는 주문 관리 서비스다. 전 대표는 “평범한 자영업자들도 스타벅스와 유사한 품질의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만들었다”며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 발달장애인도 사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발달장애인 바리스타가 있는 카페에서 비공개테스트가 이뤄지고 있다.
발달장애인은 다양한 변수가 일어날 수 있는 대면 주문을 어려워한다는 게 전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나우오더로 비대면 주문을 받을 수 있다면 업주 입장에서 장애인까지 고용의 폭을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를 활용해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얼핏 단순해보이는 서비스에 쉽게 후발주자가 뒤쫓아올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전 대표는 단호하게 “대기업도 힘들다”고 답했다. 그는 “좌석이 10개 있는 식당, 100개 있는 식당이 다르고 우동집과 삼겹살 집이 돌아가는 방식이 다르다”며 “2017년부터 1매장 하나하나 맞춤형으로 알고리즘을 만들면서 누적된 데이터는 누구도 따라하기 힘들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나우버스킹은 나우웨이팅, 나우오더 외에도 멤버십, 설문시스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전 대표는 오프라인에서 생기는 모든 불편함을 해결하는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손님이 매장을 들어가서 나올 때까지, 그리고 다시 돌아올 때까지 모든 과정에서 나우버스킹이 돕고 싶다”며 “나우버스킹 서비스로 소상공인들이 자신들의 본업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