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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절 다 갔네…분양권 거래 시장 '꽁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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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사각지대' 였는데…

배우자 증여 '절세' 길 막히고 분양·입주권도 주택으로 간주
대출 규제에 청약 제한 '직격탄'

지난해 분양권 거래 80% 급감
매수 타이밍 보며 급매 노릴만



[ 이소은 기자 ]
대출 제한, 청약 자격 강화 등 고강도 규제로 서울 분양권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었다. 지난해 분양권 거래 건수는 전년 대비 20% 수준에 그쳤고 일부 급매물은 전년 고점 대비 1억~2억원가량 낮은 가격으로 시장에 나오고 있다. 내달 이월과세 적용으로 양도소득세의 ‘꼼수 절세’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침체가 지속되면서 시세보다 낮은 급매물만 간간이 거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도세 절세 위한 증여 길 막혀

분양권과 조합원 입주권을 이용한 ‘꼼수’ 절세가 앞으로는 불가능해질 전망이다. 정부가 지난 7일 분양권과 입주권에 대해서도 이월과세를 적용하겠다는 내용의 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해서다. 이월과세는 배우자 공제(6억원)를 활용한 조세 탈루를 막기 위한 제도다. 배우자로부터 증여받은 부동산을 5년 내 양도할 때 증여자 취득금액 기준으로 양도세를 과세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분양권에 웃돈이 많이 붙으면 배우자에게 증여한 후 매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부부간에는 10년간 6억원까지 증여세를 내지 않는 데다 매각 시 양도차익이 줄어 양도세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4억원에 산 분양권이나 입주권을 배우자에게 증여세 없이 6억원에 증여하고 증여받은 후 바로 6억원에 팔면 양도차익이 없는 것으로 계산돼 양도세를 안 내도 됐다. 그러나 이월과세가 적용되면 취득금액이 4억원이 되기 때문에 차익 2억원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내달께 시행령이 통과되면 분양권과 입주권도 다른 부동산처럼 증여 후 5년이 지난 뒤에 팔아야 세금을 줄일 수 있다.

분양·입주권도 1주택

지난해 발표된 9·13 대책에 따라 주택담보대출도 제한됐다. 정부는 조합원 입주권과 분양권도 주택으로 간주하고 1주택자가 규제지역 내에서 주택을 사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이에 따라 주택금융공사가 작년 10월부터 분양권 및 입주권 소유자의 보금자리론 신청을 제한했다. 보금자리론은 무주택자를 위한 장기 고정금리, 분할상환 방식의 주택담보대출인 만큼 유주택자로 간주된 분양권 소유자는 신청 자격이 없어진 것이다. 보금자리론을 받은 날부터 2년 안에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에 동의하면 분양권 소유자도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2년 내 처분조건을 지키지 못하면 대출은 회수된다.

주택 청약 시에도 분양권이 주택으로 간주돼 분양권 소유자의 무주택 자격을 박탈했다. 여기에 추첨 물량 중 75%를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하는 등 무주택자 위주로 청약 제도를 개편해 분양권 소유자는 사실상 당첨이 어려워졌다. 당첨된다고 해도 기존 보유 주택을 입주 가능일로부터 6개월 안에 처분하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

거래 급감…가격 하락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작년 1월부터 12월까지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 건수는 1238건으로 전년 6061건 대비 80% 가까이 줄었다. 특히 고강도 규제 정책인 지난해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 발표 이후 거래 건수가 급감했다. 대책 발표 이전인 7월, 8월, 9월에 각각 104건, 128건, 135건이었던 분양권 거래 건수는 발표 이후 10월 87건, 11월 66건으로 절반가량 줄었다.

서울 일부 분양권 실거래가는 작년 8~9월 고점 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달 입주를 앞둔 ‘래미안길음센터피스’ 전용면적 84㎡ 분양권은 10억원(10층)에 급매물이 나와 있다. 작년 8월에는 같은 면적이 11억원(15층)에 팔렸다. 내달 입주하는 ‘개포 래미안 블레스티지’ 전용 59㎡ 분양권은 작년 8월 16억3900만원(4층)에 실거래됐으나 지금은 15억~16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마포 웨스트리버 태영 데시앙’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달 7억7000만원(16층)에 손바뀜했다. 작년 8월 거래가 9억6630만원(1층)보다 2억원가량 떨어진 수준이다.

한동안 분양권 시장 침체 분위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지금 분양권 소유자들은 대부분 전매가 아니라 입주하려고 산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도 매물이 늘거나 거래가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간간이 물건을 던지고 있는데 매수를 생각한다면 이런 물건을 잡아야 한다”고 전망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갈수록 분양권 프리미엄이 더 떨어지면서 매수 타이밍이 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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