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페터슨연구소 틱톡 보안위협 경고
"개인정보 중국으로 넘어갈 수 있어"
최근 국내외에서 수억 건 이상 다운로드 수를 기록한 중국산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틱톡'이 개인정보 유출은 물론 국가안보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미국에서 제기됐다. 업계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틱톡으로 번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페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는 최근 "틱톡과 같이 해외에서 주목받는 중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앱은 개인정보 보안에 대한 위협이 제기된다"면서 "사용자 정보가 중국으로 전송될 수 있을 뿐 아니라 한 번 정보가 넘어가면 어떻게 사용될지도 모른다. 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틱톡은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정보기술(IT) 스타트업 바이트댄스가 개발한 앱이다. 녹음된 음악에 맞춰 15초 정도의 짧은 '나만의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공유할 수 있다. 유행에 민감한 10~20대가 주사용 연령층이다. 중국에서만 4억명, 미국에서는 8천만명이 넘는 이용자가 틱톡을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틱톡이 개인식별정보는 물론 위성항법장치(GPS), 인터넷주소(IP), 심(SIM)카드 기반 위치정보와 단말기 정보, 주소록, 문자메시지 등 수많은 데이터를 수집하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PIIE는 틱톡이 수집하는 정보에 중국 정부가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서양인의 얼굴 인식이나 군사활동 정보를 추출하는 데 효과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로 바이트댄스의 개인정보 관련 정책은 "유저들의 데이터가 중국으로 전송될 수 있다"는 항목을 담고 있었다. PIIE 보고서가 논란이 되자 바이트댄스는 해당 정책 항목을 변경했다.
지난해 5월 중국은 '개인정보안전규범'을 새로 제정해 기업들이 최소한의 개인정보만 활용하도록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그러나 PIIE는 "중국의 사기업이 제한을 받을 순 있어도 중국 정부의 개인정보 접근권한이 축소될 것으로 믿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PIIE는 특히 미국 군인들이 무분별하게 작전지역 내에서 틱톡으로 동영상을 찍어 공유하는 행위를 거론하며 "틱톡 같은 앱이 일종의 '트로이 목마'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매체들은 반박하고 나섰다. 중국 관영 언론 글로벌타임스는 "틱톡은 전세계 사람들이 즐거움을 느끼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앱일 뿐"이라며 "화웨이나 틱톡 사례처럼 미국의 엘리트와 정치인들은 유명 중국 제품들을 위협으로 받아들인다. 미국이 중국의 기술발전에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중국산 앱은 미숙한 개인정보 보호정책으로 논란이 된 적 있다. 지난 2017년 젊은층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던 중국산 동영상 앱 '콰이'에서 촬영한 동영상이 이용자 동의 없이 광고에 활용된 전례가 있다. 당시 콰이 측은 논란이 일자 광고 집행을 중단하고 사과했다.
한 국내 틱톡 이용자는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앱은 아닌 것 같다. 탈퇴도 쉽지 않다"고 평했다. 실제로 틱톡은 탈퇴 기능이 구현되지 않았으나 이같은 지적이 나오자 뒤늦게 탈퇴 기능을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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