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만 재미, 내 주식은 언제 오르나"…개미들의 탄식
전문가 "순환매 장세 가능성"
삼성전자·하이닉스 상승세 주춤
中 관련 소비재 등 골고루 반등
"현대위아·호텔신라·카카오 등 저평가된 낙폭과대株 관심 둘 때"
[ 최만수 기자 ] 연초 글로벌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지수도 올 들어 4.25% 올라 2120선을 회복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이 느끼는 체감 온도는 여전히 낮다. 상승세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를 비롯한 일부 대형주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내 주식만 안 오른다’는 하소연이 나올 만하다.
전문가들은 정보기술(IT)주, 철강 조선 등 대형주가 이끄는 상승장이 계속되기보다 업종별로 돌아가며 저평가된 실적개선주와 낙폭과대주 위주로 반등하는 순환매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국내 경기를 비롯해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대형주에서 중형주로
23일 코스피지수는 10.01포인트(0.47%) 오른 2127.78에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2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0.36%)와 SK하이닉스(0.30%)가 주춤했지만 자동차, 건설, 유통 업종이 골고루 오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대형주 지수(0.38%)보다 중형주 지수(1.13%) 상승률이 더 높았다. 연초 이후 이어진 대형주 중심의 상승장과는 다른 모습이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대형주와 경기민감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면서도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에 상승세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저평가된 주식으로 순환매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투자자가 돌아오는 초기 국면에는 지수에 투자하는 인덱스 성격의 자금 비중이 크기 때문에 시가총액 비중이 큰 대형주가 먼저 오르지만 이후 중·소형주로 상승세가 옮겨가는 경우가 많았다는 분석이다. 작년 2월 급락 이후 회복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올해 실적 개선이 예상되지만 그동안 주가가 지나치게 하락한 낙폭과대주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재욱 맥쿼리투신운용 주식운용2팀장은 “불확실성이 클 때는 실적개선주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진다”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큰 중·소형주의 상승 여력이 크다”고 했다.
저평가 실적개선주 눈여겨봐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분기 흑자 전환이 예상되는 종목은 한국전력,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세실업, 현대위아, 게임빌 등이다. 이 중 한세실업과 현대위아 주가는 1년 전(22일 종가 기준)과 비교했을 때 20% 이상 떨어졌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급락했던 면세점, 화장품, 카지노 등 중국 소비재 관련주 중에서도 낙폭과대주와 실적개선주가 많다. 이날 3.96% 오른 호텔신라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17.4%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드라마 ‘SKY 캐슬’ 흥행으로 제작사인 제이콘텐트리의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주가는 1년 전에 비해 19.33% 낮다. 작년 4분기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하락한 카카오도 실적개선주로 꼽힌다. 카카오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206.3% 늘어난 319억원으로 예상된다.
작년 내내 부진했던 롯데쇼핑도 주목받고 있다. 롯데쇼핑의 1분기 영업이익은 2339억원으로 작년보다 41.9%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쇼핑의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주당순자산)은 청산가치에도 한참 못 미치는 0.4배까지 떨어졌다.
자동차주는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작년 하락폭이 워낙 컸던 탓에 반등 여력이 남아 있다는 평가다. 현대자동차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신차 효과에 힘입어 30.8%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는 작년보다 21.54% 낮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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