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적 인증 제품(RDS)' 내놔
강제 급식 등 학대 행위 금지
[ 김기만 기자 ] 국내에서 연간 소비되는 오리털과 거위털은 8000t 정도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세계 오리털 물량의 80%, 거위털 물량의 90% 정도를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에서 사육되는 숫자는 오리가 거위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사육되는 거위는 오리의 10% 정도로 알려졌다. 마리당 채취할 수 있는 털의 양은 거위가 오리의 3배 정도 된다. 패딩 충전재를 만들면서 오리털과 거위털을 섞는 경우는 없다. 프라우덴 관계자는 “오리털 패딩과 거위털 패딩은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며 “같은 무게 대비 보온력과 가격이 다르기 때문에 둘을 섞어서 옷을 만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같은 거위털이라도 흰색 털과 회색빛 털은 구분해서 활용한다. 흰색 패딩에는 흰색 털을, 검정 패딩에는 회색빛 털을 사용하는 식이다.
오리털과 거위털 주요 생산지는 중국과 프랑스, 캐나다, 폴란드 등이다. 날씨가 따뜻한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도 일부 생산한다. 오리와 거위를 식용으로 하는 지역들이다. 프라우덴 관계자는 “의류 생산에 들어가는 오리털과 거위털은 대부분 부산물로 활용한다”며 “털을 채취하기 위해 오리와 거위를 키우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설명했다.
의류업계에서는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동물 복지’ 개념이 화두다. 초고가 패딩에 들어가는 일부 소재는 거위가 살아 있을 때 털을 뽑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스페이스는 2014년 ‘윤리적 다운 제품 인증(RDS)’ 제도를 도입했다. RDS는 강제 급식, 살아 있는 상태에서의 우모 채취 등과 같은 대표적인 동물 학대 행위를 금지하는 국제 인증 체계다. 블랙야크도 지난해 다운 패딩 전 제품에 RDS 인증을 받았다. 올해는 상당수 브랜드가 RDS 인증 제품을 내놨다.
웰론 등 인공소재를 활용한 패딩을 제조하려는 시도도 있다. 동물 복지를 고려한 ‘비건(Vegan)패션'이다. 비건패션은 동물의 가죽 및 털 없이 생산하는 패션을 의미한다. 하지만 환경오염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태평양물산 관계자는 “환경보호 인증을 받은 다운 소재는 식품산업 결과로 얻어진 털을 활용한다”며 “폴리에스테르 기반의 화학 충전재와 비교했을 때 소비되는 에너지와 발생하는 폐기물의 양이 매우 적다”고 말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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