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제어SW '티마' 반응 좋아
기술 적용 차량만 1700만대
"19년 한우물…해외도 진출할 것"
[ 배태웅 기자 ] 미국의 과거 인기 드라마 ‘전격 Z작전’에 나오는 ‘키트’는 사람 말귀를 알아듣는 자동차로 유명하다. 구글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그런 차량용 음성인식 기술을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차량 음성인식 벤처기업 1세대인 미디어젠이 대표적이다.
고훈 미디어젠 대표(사진)는 16일 경기 성남시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미디어젠의 음성인식 기술이 적용된 차량은 1700만 대가 넘는다”며 “올해엔 코스닥시장에 상장하고 해외 진출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칭 음성인식 기술은 음성인식과 음성제어 기술 모두를 말한다. 미디어젠도 음성인식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하고 있지만 음성제어 기술 개발에 특화돼 있다. 핵심 SW가 음성제어엔진 ‘티마(TIMA)’다. 티마는 음성인식엔진이 기록한 사람의 말을 차량이 수행하는 명령으로 바꿔준다. 음성인식엔진이 ‘귀’ 역할을 한다면 음성제어엔진은 ‘두뇌’ 역할을 하는 셈이다.
고 대표는 “음성제어엔진이 사용자가 느끼는 품질을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음성인식엔진을 써도 제어엔진 수준에 따라 결과는 크게 차이날 수 있다는 얘기다.
미디어젠의 고객사인 현대·기아자동차는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가 조사한 자동차 초기품질평가(IQS) 음성인식 부문(음성제어 포함)에서 최근 3년 연속 품질 1위를 기록했다.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2013년 10위권 밖에 머물렀는데 크게 개선됐다. 고 대표는 “거의 매년 새 버전을 내놓을 정도로 기술 개선에 투자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고 대표는 모교인 고려대 산학협력단의 지원을 받아 2000년 미디어젠을 창업했다. 당시 벤처 열풍과 함께 음성인식이 유망 기술로 떠오르자 사업에 뛰어들었다. 미디어젠은 2005년 처음으로 쌍용차와 계약을 맺으면서 기술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2년 뒤 현대차와 손잡으면서 북미 수출용 차량에도 기술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2011년에는 차량용 음성인식 기술을 국산화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2015년부터는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등의 완성차 업체로부터도 ‘러브콜’을 받고 있다.
미디어젠은 올해 중반기께 코스닥에 상장할 계획이다.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해외시장 진출과 연구개발 투자 확대에 사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기술특례상장 평가를 통과해 상장요건도 갖췄다. 교보증권이 상장 주관사를 맡았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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