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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촘촘해진 '稅그물망'…"다주택자 못 버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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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법 시행령 개정안 '후폭풍'

분양·입주권도 '이월과세' 적용…배우자에 증여후 매각에 과세
임대사업자 비과세 1회로 제한…2년마다 이사 '절세 전략' 무위
5월 지나면 보유세부담 급증…다주택자 매각·증여 '선택 기로'



[ 선한결/전형진 기자 ]
정부가 지난주 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내놓자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들이 당황하고 있다. 그동안 절세를 위해 남몰래 사용하던 꼼수들을 정부가 빈틈없이 차단해서다. 버티기에 나섰던 다주택자들이 매도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분양권 증여 통한 절세 차단

분양권 웃돈이 많이 붙었으면 배우자에게 한 번 증여했다가 3개월 이내에 양도하는 이들이 많았다. 양도세를 아예 안 내거나 줄이기 위해서다. 부부간에는 10년간 6억원까지 증여세가 없어서 가능한 일이다. 증여받는 사람의 취득가액을 높이면 양도세를 안 낼 수 있다. 하지만 정부는 분양권과 입주권에 대해서도 ‘이월과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10억원에 산 집을 15억원에 팔면 차익은 5억원이다. 그런데 이걸 배우자에게 12억원에 증여해서 5년이 지난 뒤 같은 15억원에 판다면 세법은 차익을 3억원으로 계산한다. 차익이 2억원 줄었으니 양도소득세도 줄어든다. 증여가액이 취득가액이 되는 까닭이다. 그러나 증여했더라도 5년 이내 타인에게 양도한다면 12억원이 아니라 10억원을 취득가액으로 본다. 이게 이월과세다. 그런데 분양권이나 입주권은 주택으로 안 봐서 이월과세 기준이 없었다. 그래서 증여받은 뒤 바로 팔아도 양도세를 안 낼 수 있었다. 정부는 이번에 분양권과 입주권도 이월과세 대상에 포함했다. 앞으로는 5년 보유했다가 팔아야 절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세무팀장은 “세법의 허점을 보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대사업자 비과세 1회로 제한

장기임대주택을 보유한 임대사업자는 자신이 거주한 집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양도세 면제 혜택이 평생 딱 한 번으로 제한된다. 기존엔 장기임대주택사업자가 본인이 2년 이상 거주한 주택을 양도한다면 횟수 제한 없이 비과세 적용을 받았다. 다주택자들은 그동안 2년마다 옮겨 다니면서 비과세 혜택을 받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었다.

다주택자가 집을 처분한 뒤 1주택자로서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문도 확 좁아진다. 집을 매도한 시점에 1가구 1주택자라도 1주택자가 된 날로부터 2년이 지난 경우에만 양도세를 면제한다.

“다주택자 매각 상담 급증”

주택시장에선 새 세법 시행령 시행 전후로 그간 잠겼던 다주택자 매물이 일부 풀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개정안 적용이 각각 예정된 내년~내후년 초가 지나면 세 부담이 확 늘어나서다.

장기보유 특별공제가 대표적인 예다. 다주택자가 만 5년 전 매입해 현재 거주하고 있지 않은 여분의 서울 집을 올해 판다면 양도세의 최대 80% 범위까지 세금을 면제받을 수 있다. 반면 올해를 넘기면 거주 실적이 없어 집을 팔 때 장기보유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우 팀장은 “그간 가격이 급히 오른 서울 주택의 경우 장기보유 특별공제 적용 여부에 따라 양도세가 1억원 이상 차이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조정대상지역에선 종합부동산세 과세 강화까지 예정돼 있다 보니 다주택자들의 매각 상담 사례가 늘었다”고 말했다.

기존 주택 처분 의사가 있는 다주택자들도 매각 결정을 앞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다주택자에서 1주택자가 된 지 2년 넘은 이에게 양도세를 비과세하는 조항이 2021년 1월1일부터 양도하는 주택에 적용돼서다. 집을 처분할 계획이 있는 다주택자가 앞으로 1주택 양도세 비과세를 받으려면 2020년까지 매각하는 게 유리하다는 얘기다.

“5월 말까지 자산 정리 늘 것”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것도 매물 증가를 예상하는 이유 중 하나다. 정부는 올해부터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에서 2주택 이상을 보유한 이들에 대해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을 3.2%로 높이기로 했다. 주택 공시가격 인상 등도 예정돼 있다. 종부세 반영 비율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현행 80%에서 올해 85%로 오른다.

원종훈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세무팀장은 “다주택자는 올해부터 세부담 상한선이 기존 150%에서 최대 300%까지 급상승하는 등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커지게 됐다”며 “주택을 계속 보유한 채 버티려던 이들도 주택 매각이나 증여 등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보유세 부담을 우려하는 이들은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가 고지되기 전인 5월 말까지 자산 정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선한결/전형진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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