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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중진 '탈원전' 충돌…"신한울 3·4호기 재개" vs "시대흐름 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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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법 싸움 안된다"는 송영길
"신재생에너지 대체율, 2030년까지 30%에 그쳐
원전과 믹스하는 정책으로 가야"

정면 반박 나선 우원식
"신한울 건설재개 동의 못해
신재생에너지로 시스템 전환해야"

여권 내부서 '탈원전 논쟁' 주목



[ 배정철/김소현 기자 ]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을 놓고 여당 중진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4선)과 우원식 의원(3선)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송 의원이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자 우 의원은 “시대 변화를 잘못 읽은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여당 중진의원들이 탈원전 정책을 두고 논박을 벌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송영길 “원전 문제 다시 한 번 고민하자”

송 의원은 1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원자력이냐 재생에너지냐, 이런 이분법적인 이데올로기 싸움으로 가서는 안 된다”며 “재생에너지가 자체 경쟁력을 가질 때까지 원전과 믹스하는 소프트랜딩(연착륙)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그런 주장을 했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의 비판에는 “재생에너지 확대로 가는 데 반대한다는 게 아니다”면서도 “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 대체율이 2030년까지 30%에 그치는데 원자력의 현실적 경쟁력을 감안해 가면서 좀 더 지혜롭게 풀어 가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송 의원은 “신한울 3·4호기 등 탈원전 정책을 둘러싼 당내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은 송 의원이 지난 11일 한국원자력산업회의가 개최한 ‘원자력계 신년인사회’에서 “노후 원전과 화력발전소를 중단하는 대신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송 의원은 “원전 1기는 약 50억달러에 달해 수출 시 스마트폰 500만 대를 판 것과 같다”고 지적하며 원전 기술력 제고 방안 필요성을 주장했다. 송 의원은 “국내 신규 원전 건설 중단으로 원전 기자재 공급망 붕괴가 현실화하고 있다”며 “원전의 안전한 운영과 수출을 위해선 원전 기자재가 지속적으로 공급돼야 한다”고 산업 생태계 붕괴를 우려했다.

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로드맵에 따라 신규 원전 4기(천지 1·2호기, 대진 1·2호기) 건설을 중단했지만, 공정률 30%에 이르는 신한울 3·4호기는 7000억원에 가까운 매몰비용 문제 때문에 건설 취소 처분을 내리지 않고 있다.

우원식 “시대 흐름 읽지 못한 것”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우 의원은 이 같은 송 의원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는 글을 올리며 논란에 불을 댕겼다. 민주당 ‘기후변화대응 및 에너지전환산업육성 위원장’을 맡고 있는 우 의원은 12일 페이스북에 “다시 원전으로 가자는 것은 시대 흐름을 전혀 읽지 못하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우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전환 정책은 신규 원전을 건설하지 않고, 노후 원전은 수명 연장 없이 폐쇄하는 것으로 2083년까지 2세대, 60년이 넘는 기간에 걸쳐 아주 천천히 진행되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원자력산업 보호를 위해 ‘장기적으로 소프트랜딩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는 그의 발언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당내 중진의원이 외부 행사에서 한 발언을 이처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선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차후의 논쟁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우 의원은 “노후 화력발전을 대체하기 위해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발언에도 동의할 수 없다”며 “후쿠시마 사고 이후 안전 신화가 붕괴된 원자력발전과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내뿜는 석탄화력발전에 의존하던 에너지시스템을 지속 가능한 재생에너지로 바꾸는 정책 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두 중진의 이 같은 논쟁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새로운 논의의 장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송 의원의 신한울 3·4호기 공사 재개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길게 봐서 탈원전을 한다는 것인데, 표현이 탈원전이지 원전 비율을 자꾸 낮춰 나가는 것”이라며 “60~70년 지나 탈원전하게 되는 것이니 긴 과정을 밟으며 보완하는 논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배정철/김소현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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