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5개월째 접어드는 여성 A씨는 요즘 집에 들어가는 게 고역이다. 남편과 같은 공간에서 숨만 쉬어도 다툼으로 번지기 때문이다.
A씨는 결혼 전 주변 사람들로부터 성격이 세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때문에 결혼하면 남편에게 내조하면서 성격을 부드럽게 바꿔야겠다고 다짐했다. 남편은 결혼 전에 그저 상냥하기만 해 보여 배워야겠다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결혼 생활이 시작되자 신혼의 단꿈은 커녕 모든 것이 다툼의 대상이 됐다. 신혼 초반에는 부부 생활의 주도권 싸움이 있어서 많이 싸운다고 듣긴 했지만 A씨가 보기에 정도가 너무 지나쳤다.
A씨가 가장 답답했던 건 싸움의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잘 있다가도 갑자기 다퉜고 또 다툼의 원인이 없었기 때문에 해결될 실마리도 보이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A씨는 남편과 서로 안 지려고 하는 성격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A씨는 불만이 생기면 바로 남편에게 쏟아내는 스타일이었다. 그리고 남편으로부터 듣고 싶은 말을 들을 때까지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 남편은 그만하라고 소리치며 "너랑 나랑은 아무래도 안 맞는 것 같다"라고 말하며 집 밖으로 나가버리기 일쑤였다.
그 상황에서 혼자 남게 된 A씨는 갖가지 생각을 하다가 마음이 지쳤고 조금씩 이혼을 떠올렸다. 그러다가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고 온 남편이 A씨에게 먼저 사과를 하면 이상하게 화가 더 났다. 결국 또다시 다퉜고 모든 대화의 끝에는 "우린 안 맞는다. 이렇게는 못 산다. 생각할 시간을 갖자"였다.
A씨는 남편과 함께한 5개월 동안 데이트를 한 횟수보다 다툰 횟수가 더 많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정말 싸우는 것도 지치고 서로 쳐다보는 것만으로 질려버린 상태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그래도 남편에 대한 사랑이 분명히 있었다. 어떻게든 남편과 다투지 않고 알콩달콩 신혼의 단꿈에 젖고 싶었다. A씨는 다른 부부들은 어떻게 대화를 하는지, 그리고 신혼 초반에 어땠는지 조언을 구했다.
A씨의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안타깝다. 요즘 부부교육 프로그램 좋은 게 많다. 남편과 이야기해서 같이 들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왜 사랑하는 사람한테 안 지려고 할까? 결혼은 사랑을 받으려고 하는 게 아니라 사랑을 주려고 하는 것이다", "서로 배려하고 양보해야 한다. 결혼 생활은 절대 혼자 하는 게 아니다", "둘 다 변해야 한다. 남을 변하게 했다간 반드시 이혼하게 된다.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스스로 미안한 부분이 생각난다", "이런 글 보면 결혼하는 게 무서워진다. 혼자 사는 게 마음 편하고 좋은 것 같다"라며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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