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현지 명소·맛집 발굴해 30대 겨냥
#. 일본 후쿠오카를 찾은 김민희(31)씨는 모츠나베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그는 "지금은 일본 먹방 여행중"이라고 남겼다. '#노랑풍선 패키지 #블로그에도_안 나온_숨은_맛집'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노랑풍선이 일본 패키지 상품 차별화에 나선다. 김인중 노랑풍선 대표는 "지난해 설립한 일본 현지법인을 통해 패키지 상품을 차별화하겠다"며 "일본 현지 맛집이나 숨은 명소를 발굴해 현지 체험 느낌을 강화한 여행 상품을 기획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랑풍선은 2001년 출발드림투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뒤 2003년 현재의 상호로 변경했다. 처남과 매부 사이인 고재경·최명일 회장이 공동창립자다. 이들은 지난해 1월 공동 대표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2월 선임된 김 대표는 대한항공에서 서울여객지점장 감사실장 인재개발원장을 거쳤다.
노랑풍선은 '거품없는 직접판매(직판) 여행'을 앞세우고 있다. 모두투어 하나투어와 달리 대리점을 따로 두지 않는다. 김 대표는 "가격적인 부분이나 서비스 품질 등을 관리하는 데 직판형태가 더 수월한 편이라고 생각한다"며 "요즘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자유여행의 수요에 맞추는 데에도 직판이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슷한 유럽 상품도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2월 마지막주 출발하는 서유럽 3개국 상품의 경우 노랑풍선은 아시아나를 이용해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3개국을 10일간 다니는 상품 가격은 219만원이었다. 대한항공을 이용한 다른 여행사 패키지 상품은 각각 269만9000원, 314만1200원이었다.
코스닥 상장을 앞둔 노랑풍선은 사실 '재수생'이다. 2017년 9월 코스닥 상장을 준비했지만, 내부 통제 시스템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상장예비심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상장 심사에서 고배를 마신 것이 오히려 회사 체질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그는 "대표로 선임된 후 내부통제 강화에 힘썼다"며 "상장심사에서 미끄러지면서 내부적으로도 '변화해야 하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여행 판매 및 관리하는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등도 개선했다"고 밝혔다.
의사결정의 투명성도 높였다. 기존 6명의 이사진 중 3명을 사외이사로 꾸렸다. △허인구 전 SBS 미디어크리에이트 대표 △김용호 법무법인 이룸 대표변호사 △배원기 홍익대 교수 3명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사외이사의 객관성을 확대하기 위해 한 명은 상장회사협의회에서 추천을 받아 선임했다"며 "이사회 운영방침도 전원합의체로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축소 예상…"올해 공격적으로 나선다"
지난해 일본 자연재해로 여행업계가 어려웠던 만큼 노랑풍선도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은 873억6900만원, 영업이익은 50억2800만원을 기록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영업이익은 2017년 영업이익(125억4800만원)보다 절반 가까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전체 매출의 13%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에서 자연재해가 발생하면서 여행객들이 줄었고, 국내에선 소비심리 위축이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여행 시장에선 합리적인 직판 여행을 통해 30대를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현재 대부분의 매출 비중은 50대가 차지하고 있지만, 구매력이 많은 30대로 확장할 것"이라며 "30대는 구매력이 많고 소확행을 추구하기 때문에 어마어마한 잠재고객들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예상했다.
'자기만의 경험'을 추구하는 젊은 연령층 입맛에 맞춘 패키지 상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해 9월 설립한 일본 현지법인 YBJ(옐로우볼룬 재팬)후쿠오카 본사를 통해서다. 삿포로와 오사카에도 지사를 두고 있다. 자유여행이나 다른 패키지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현지 특색을 담은 패키지 상품을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선보일 방침이다.
이들 연령층을 겨냥하기 위해 프리미엄 상품도 강화했다. 지난해 '서유럽 4국10일 곤돌라&티본스테이크포함+융프라우' 패키지를 선보였다.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스위스의 주요 여행지를 둘러보는 일정으로, 전 일정 1급 호텔이 포함됐다. 해당 패키지는 전체 유럽 매출 중 12%를 차지했다. 올해는 전체 매출액에서 프리미엄 상품 비중을 7~8%로 확대하고, 2020년엔 15%까지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또 패키지 여행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인플루언서 4명의 여행 영상도 유튜브에 올렸다. 태국, 일본 후쿠오카, 스페인 편을 올렸다. '#노랑풍선크루 [스페인편] 종합편 하이라이트' 영상은 116만뷰를 돌파했다.
향후 인바운드 매출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노랑풍선은 지난해 9월 '서울투어버스여행'을 인수했다. 해당 버스는 동대문에서 광화문-청와대-경복궁을 도는 코스와 동대문에서 서울숲-롯데월드타워로 2가지 코스로 운영된다.
그는 "올해 시티투어 버스를 총 10만명 정도 이용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일본 현지 네트워크를 이용해 인바운드 고객도 끌어오는 것도 가능한 만큼, 인바운드 매출을 내기 위한 준비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여행시장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격적으로 나선다는 입장이다. 노랑풍선은 올해 신입사원 30명을 충원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일본 여파와 소비심리 위축이 컸던 만큼 올해는 작년보다 시장 상황이 더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경쟁사들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희망퇴직도 진행하고 있지만, 우리는 인력을 더 확대하면서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노랑풍선의 상장 예정일은 30일이다. 수요예측일은 15~16일이며, 희망 공모가 밴드는 1만5500~1만9000원이다. 이를 감안한 공모 규모는 155억~190억원이다. 상장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이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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