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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영세 자영업 '경쟁 압력'부터 낮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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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안전망 역할 중요한 자영업
진입장벽 높이고 신시장 개척 유도
최저임금 차등 적용도 검토해야"

장수청 < 美 퍼듀대 교수·한국외식산업정책학회장 >



새해를 맞아 만나는 사람마다 복 많이 받으라고 인사를 건넸다. 그런데 올해 영세 자영업자들은 과연 복을 많이 받을 수 있을까. 지난해 뜨거운 감자였던 최저시급 8350원과 주휴수당, 주 52시간 근로제는 이제 현실이 됐다.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자영업자들은 당장 생존 대책을 세우고 실행에 들어가야 한다. 특히 외식산업은 종사자가 200만 명에 이르고, 최저임금 근로자를 많이 고용하는 산업으로 이들 정부 정책 성공 여부의 바로미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외식산업은 최근 몇 년간 성장이 급격히 둔화되면서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해 있다. 특히 2014년 세월호 사건 이후 지속돼온 내수경기 침체, 2016년 부정청탁금지법 시행 그리고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 주요 정책들이 외식업 사업 환경을 크게 악화시켰다. 한국의 외식산업은 최저임금 및 비숙련 근로자가 많은 전형적인 영세 자영업자들의 산업이다.

문재인 정부는 상생을 화두로 소득 불균형을 해소하고자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을 추진했으나 통계청 발표 결과는 소득기준 하위 5분위 가구의 가계 소득 하락이었다. ‘최저임금의 역설’이라고 표현되는 이유다. 그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는 사항 중 하나가 음식·서비스업 등의 폐업과 종업원 감축으로 인한 고용 감소다.

정부는 해결책으로 ‘속도 조절론’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세금을 투입해 다양한 지원책을 강구하겠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비용보전 정책이 영세 자영업자들의 인건비 급등분을 메워주기에 크게 모자란다고 평가한다. 급한 불을 끄려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정책의 결과로 드러난 사실을 직시하고, 필요하면 단추를 다시 끼우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역시 시장은 수요와 공급이 잘 조절돼야 효율적이다. 내수침체로 국내 수요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해외 수요를 적극 개척해야 한다. 기존 영세 자영업자들을 연합한 회사 형태로 조직해 해외에 진출케 하는 정책을 고려해 볼 만하다. 협동조합 형태로 만들어 해외 진출을 도모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방식은 수요 자체를 키우는 효과뿐 아니라, 외식 사업자들을 한류 외교관으로 활용하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공급 측면에서는, 너무 많은 영세 자영업자로 인해 경쟁이 지나치게 치열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지금도 회사 퇴직 후 치킨전문점이나 외식 프랜차이즈로 식당을 시작하는 개인 사업자들이 계속 외식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의 경우 식당을 개업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엄격한 소방법과 위생법이 소비자 보호는 물론 식당 공급 조절 효과도 발휘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프랜차이즈 외식사업의 경우 진입장벽을 높여 건전한 프랜차이즈를 육성하는 동시에 공급과잉을 해소해야 한다. 영세 사업자들에게 본사 사업현황에 대한 최신의 정확한 정보가 공유될 수 있도록 관리해 나갈 필요도 있다.

한국의 외식산업을 포함한 자영 서비스산업은 장기적으로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하는 커다란 과제가 있다. 그러나 당장은 저소득자들의 사회 안전망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업주와 종업원의 고용 유지가 그만큼 절실한 것이 올해다. 정부는 영세 사업자들이 어려운 시기를 이겨나갈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높이고 신시장 개척을 유도해 나가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세워 희망의 싹을 되살리는 한 해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부가가치가 서로 다른 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업계에서 요구하고 있는 산업별, 지역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사업자는 희망이 보일 때만 사업을 유지해 나갈 수 있다. 영세 자영업자들을 위한 조그만 희망이라도 살려내는 새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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