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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때마다 등장한 김정은의 '친서 외교'...이번에도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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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연 정치부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여섯번째 친서를 보냈다. 김정은은 지난해 초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조성된 뒤 결정적인 순간마다 ‘친서 정치’를 통해 국면 전환을 시도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의 친서에 대해 “한 편의 아름다움 예술작품”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신뢰를 보냈다. 미·북간 교착 상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김정은의 새해 첫 친서가 미·북간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처음 친서를 보낸 것은 지난해 5월이었다. 당시 첫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취소를 선언하자 김정은이 직접 친서를 보내 ‘트럼프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이 친서는 무산 위기에 처했던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불씨를 살리는 역할을 했다.

두 번째 친서는 미·북 정상회담 이후인 지난해 7월6일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세 번째는 6·25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유해가 하와이에 도착한 직후인 지난해 7월27일에 건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트위터 상에 김정은에게 “곧 보게 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이 친서로 미 조야에서 불거지기 시작한 북한 비핵화 진정성에 대한 회의론은 잠시 수그러들었다.

김정은은 한 달여 후인 9월6일에 또 다시 친서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8월 말 예정됐던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을 취소하자 네번째 친서를 건넨 것이다. 다섯번째 친서는 지난해 9월26일 유엔 총회 도중 트럼프 대통령이 미·일 정상회담 도중 김정은의 친서를 꺼내들면서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적인 편지”, “한 편의 아름다운 예술작품”이라며 극찬을 쏟아냈다. 여섯번째 친서는 지난 2일 김정은이 신년사를 발표한 다음날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너무 머지않은 미래에 (2차 정상회담을) 준비할 것”이라며 김정은에 대해 신뢰를 전했다.

김정은의 친서는 지난해 미·북간 위기를 돌파하거나 미국 내에서 불거진 회의론을 잠재우는데 적절한 효력을 발휘했다. 이번에도 친서를 통한 ‘탑다운’ 방식의 외교가 성공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제기된다. 외교 소식통은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비핵화 의지를 강조하면서 신뢰를 쌓으며 비핵화 회의론을 불식시키고 있는데 기대한만큼 성과가 나오진 않았다”며 “올해도 ‘친서 외교’ 전략을 이어가더라도 진전된 성과가 나와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은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두 차례에 걸쳐 친서를 보냈다. 첫 번째 친서는 지난해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차 남한을 방문한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을 통해 문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김정은 친서 외교의 첫 시작이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2017년 북한의 6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전쟁 발발 직전까지 갔던 한반도에는 평화 무드가 조성되기 시작했다. 김정은은 지난해 말 문 대통령에게 세밑 친서를 보내 서울 답방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김정은은 우방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도 축전을 보내 구애 작전을 폈다. 김정은은 지난해 3월 시 주석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가주석과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재선출돼 장기 집권의 토대를 마련한 데 대해 축전을 보냈고, 시 주석의 생일인 6월에도 축전을 보냈다. 또 중국 건국 기념일(10월 1일) 69주년을 기념해서도 축전을 보냈다. (끝) /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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