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NH투자증권
증권업종 전망
위탁 수수료 감소 등 수익성 악화
30대 '젊은 피' 영입 등 경쟁력 강화
[ 송종현 기자 ] 증권업계는 올 한 해 어려운 시기를 보낼 것이란 게 중론이다. 글로벌 증시가 상당 기간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거래 부진으로 인한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 감소, 트레이딩 손실 확대 등이 예상되고 있다.
이런 흐름은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돼 주요 증권사가 하반기 부진한 실적을 낸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연초부터 위기돌파를 한목소리로 외치고 있다.
“경영환경 악화 불가피”
상당수 증권사 CEO들은 새해를 맞아 발표한 신년사에서 “올해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렇게 보는 이유로는 크게 두 가지가 꼽힌다. 첫 번째 대내외 환경 악화로 증시부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증시 부진이 장기화하면 브로커리지, 자산관리(WM), 트레이딩 등 사업별로 손실폭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은 “2019년 또다시 만만치 않은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중 패권 충돌은 시장 변동성을 높이고 세계 경제를 침체에 빠뜨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회장은 “국내 경기 침체는 대신금융그룹의 주사업인 금융과 부동산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여 년이 지난 지금 금융시장은 중요한 변곡점에 와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고 금리도 상승 기조로 돌아서면서 전반적인 영업환경이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업계 내부적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점도 부담요인으로 꼽힌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초대형 투자은행(IB)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금융당국 규제는 이전보다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증권회사와는 차별화된 정보기술(IT) 기반 기업들의 증권업 진출이 예상되는 등 업계 전반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커지는 실적둔화 가능성
경영환경 악화로 인한 증권업계 실적 둔화는 작년 하반기 이미 시작됐다는 분석이 많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사 55곳의 작년 3분기 순이익은 총 9576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882억원(23.1%) 감소했다.
수수료 수익(2조1575억원)이 20.3% 줄어든 게 특징이다. 이 가운데 특히 수탁수수료가 9103억원으로 30.2% 급감했다. 작년 3분기 거래대금(유가증권, 코스닥 합계)이 573조원으로 직전 분기(837조원)보다 31.5% 줄어든 영향이 반영됐다.
트레이딩 부문에서 파생 관련 손실도 6441억원에 달했다. 주요 기초지수 하락과 조기상환 감소 등으로 주가연계증권(ELS)과 같은 파생결합증권(DLS) 평가·상환 손실이 늘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선 작년 4분기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증시가 3분기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져 시장이 급랭했기 때문이다. 김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위원은 “10월 시장 조정폭이 컸기 때문에 증권업계의 작년 4분기 순이익 규모는 3분기보다 감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도 “당분간 금리인상, 미·중 무역분쟁 등 대내외 증시 불안 요인에 따라 증권사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나빠질 소지가 있다”며 “수익성 등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특화·인재가 생존 키워드
증권업계에선 대형사의 경우 투자은행(IB)과 WM부문 간 연계 영업, 중소형 증권사들은 특화사업 강화라는 경영 트렌드가 이어졌다. 올해는 여기에 디지털 혁신을 화두로 더했다.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는 “IB와 WM 부문의 협업을 더욱 강화하는 등 시너지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것”이라며 “최근 급속히 증가하는 비대면 자기주도형 투자자들을 위해 핀테크(금융기술) 기반의 온라인, 모바일 자산관리 서비스를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소형 증권사 CEO들은 “특화는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했다. 임재택 한양증권 사장은 “한양증권만의 특화된 강점을 활용해 2019년 위기의 파고를 이겨내고 승리하는 한 해, 강소 증권사로의 도약을 위해 중대한 진전을 이루는 한 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재 영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작년 3분기 트레이딩 부문에서 큰 손실을 봤던 미래에셋대우는 트레이딩 1부문 산하 에쿼티파생본부장과 FICC파생본부장으로 ‘30대 젊은 피’인 김연추 전 한국투자증권 투자공학부 팀장(38)과 강현석 전 대신증권 FICC팀장(38)을 영입하는 파격인사를 지난 1일 단행했다. NH투자증권도 작년 말 인사에서 신설 사업부인 홀세일(WholeSale) 사업부 대표(부사장)에 김태원 전 DS자산운용 대표를 선임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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