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이야기
美 하버드대 연구진 사상 처음
20㎞ 상공에 탄산칼슘 뿌려
지구온도 낮출 수 있는지 가늠
바다표범 이마에 센서 부착
남극 빙하 녹는 속도 예측도
[ 송형석 기자 ] 2019년 전 세계에서 벌어질 대규모 과학기술 실험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환경’이다. 과학기술의 힘으로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다양한 프로젝트가 준비돼 있다. 사상 처음으로 햇빛을 반사하는 물질을 성층권에 뿌리는 실험이 이뤄진다. 녹고 있는 남극의 빙하를 지키기 위한 빙하 탐사 계획도 예정돼 있다.
네이처지는 내년에 주목해야 할 과학 프로젝트들을 최근 선정해 발표했다. 종이와 시멘트, 치약 등에 들어가는 화합물이자 분필가루의 일종인 탄산칼슘을 성층권에 살포하는 미국 하버드대의 프로젝트가 눈에 띈다. 지구온난화를 막는 지구공학 연구자들이 벌이는 최초의 시도이기 때문이다. 하버드대 응용물리학과와 대기과학과 연구진이 이 실험을 한다.
성층권에 이물질을 뿌려 지구 온도를 낮추자는 아이디어가 처음 나온 것은 1991년이다.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이 폭발했을 때 성층권에 2000만t에 달하는 황산염 입자가 생성돼 지구를 섭씨 0.5도 정도 냉각시킨 사건을 인공적으로 재현하는 게 목표다. 피나투보 화산 폭발 후 18개월 동안 지구의 평균 기온은 200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연구진은 열기구를 활용해 햇빛을 반사할 수 있는 탄산칼슘을 20㎞ 상공에 뿌릴 예정이다. 태양광이 얼마나 감소했고 온도가 어떻게 변했는지 등을 살필 예정이다. 탄산칼슘이 대기를 구성하는 화학물질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실험의 과제 중 하나다.
지상에서 이뤄지는 프로젝트 중에는 남극 빙하를 연구하는 과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내년 1월 미국과 영국 과학자들이 5년 일정으로 남극의 5대 빙하 중 하나인 트웨이츠 빙하를 연구한다. 이 빙하의 크기는 북한을 제외한 한국 면적의 1.5배에 달한다. 과학자들은 빙하가 얼마나 빨리 녹는지 측정해 언제쯤 붕괴될 것인지를 예측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에 뛰어드는 것은 사람만이 아니다. 자율항해가 가능한 무인 잠수정과 이마에 센서를 단 바다표범이 동원된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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