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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채굴 찬바람에 PC그래픽카드 싸게 쏟아진다…소비자 '행복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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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원 하던 신품 GTX 1060 15만원대 판매
중고 그래픽카드 산다면 보증기간부터 따져야




몸값 비싸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일반 PC 시장에 대거 공급되고 있다. 가상화폐(암호화폐) 채굴에 사용된 중고 제품부터 따끈따끈한 신제품까지 공급이 늘어나면서 PC 구매를 앞둔 소비자들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여러 PC 부품 유통업체들이 그래픽카드 신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고 있다. 엔비디아 GTX 1060은 15만원대에 시장에 공급됐고 지난 10월 출시된 신형 RTX 2070은 특가 행사로 58만원에 판매됐다. 각각 30만원대, 70만원대 중반의 기존 판매가에서 파격 할인된 가격이다. 중고 제품은 더 저렴하다. AMD의 RX570, RX580 등 그래픽카드가 6만~10만원 사이에 나온다.

연초만 해도 가격이 천정부지였던 그래픽카드가 저렴해진 것은 암호화폐 영향이 크다. 그간 그래픽카드는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채굴에 사용됐다. 채굴업자들이 도매 단계에서 그래픽카드를 대거 주문하며 가격이 크게 올랐고, 소매 시장에는 제품이 아예 공급되지 않기도 했다. 일부 유통업체는 제품 판매를 거부하고 직접 암호화폐를 채굴하는 경우까지 있었다.

하지만 암호화폐 가격이 폭락하며 채굴 수요가 급감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올 초 최고점 2885만원을 찍었으나 최근 36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이후 소폭 반등해 24일 오전 8시 기준 443만원선을 기록 중이다. 암호화폐 가격 폭락에 채굴 수요도 급갑했다. 채산성을 못 맞추는 채굴장들이 도산하면서 중고 그래픽카드를 시장에 공급하는 상황이다.


주문형 반도체(ASIC·에이직) 성능 향상도 하나의 이유다. 암호화폐 채굴은 여러 그래픽카드를 연결한 채굴기나 에이직을 활용한 채굴기로 가능하다. 모든 공정을 최적화한 에이직은 여러 부품을 조립해 병목현상이 있는 그래픽카드 채굴기에 비해 효율이 높다. 성능 향상을 거듭해 최근에는 비트코인 채굴원가가 2000달러 수준인 에이직도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그래픽카드를 사용한 채굴장들이 도산하는 상황에서도 에이직 사용 채굴장은 수익을 내는 셈이다.

에이직과의 경쟁에 밀리고 암호화폐 가격도 하락하자 그래픽카드 수요가 일반 PC시장으로 줄어든 모양새다. 하지만 PC 시장 수요는 제한적인 데다 저렴한 중고 제품까지 상당량 공급됐다. 더군다나 엔비디아는 지난 10월 새 라인업을 선보였고 AMD는 내년 신제품 출시가 예정됐다. 유통업체 입장에서도 할인 행사로 재고를 처리해야 한다.

소비자 입장에선 저렴한 중고 그래픽카드도 매력적이다. 단 채굴에 사용된 제품은 수명이 얼마나 남았을지 정확히 알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가급적 애프터서비스(AS) 기간이 남은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업계 관계자는 “보증기간이 남아있어야 문제가 생겼을 때 AS로 해결할 수 있다”며 “유통업체에 따라 채굴용으로 대량 판매한 제품 보증기간을 3개월로 낮추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장시간 사용된 그래픽카드의 경우 쿨러에서 부품 마모 등으로 고장이 발생하기 쉽다. 비용이 들더라도 쿨러는 교체하는 게 좋다”고 귀띔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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