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두 달 앞서 전격 단행…KB에 1위 내준 문책성 인사
어수선해진 조직 분위기 다잡기
'IB 전문가' 김병철 금투사장에
정문국 사장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합병 지휘 예정
[ 서정환/안상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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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신한금융의 자회사 CEO 인사는 예상을 벗어나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신한금융은 당초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어 지주 부사장과 은행 부행장 등 CEO가 아닌 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었다. 자회사 CEO 인사는 2월 말께 이뤄질 것이라고 신한금융은 예고해 왔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자경위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요즘 신한금융그룹에 이슈가 많아서 자회사 CEO 인사에 시간이 걸리면 억측이 나올 수 있어 당겼다”며 “이번 인사의 핵심은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세대교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또 “이번에 퇴임하는 CEO들은 회장 후보 풀에 포함될 것”이라며 “1년 뒤 저와 선량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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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 신한은행장 내정자(57·사진)는 일본 오사카지점장, SH캐피탈 사장, SBJ은행 법인장을 거친 신한금융 내 대표적인 일본통이다. 10여 년간 일본 근무를 통해 일본 주주를 밀착 관리해 오면서 주주들의 각별한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 내정자는 1961년생으로 덕수상고 출신이다. 이 때문에 신한금융에서 ‘상고 신화’를 이어간 인물로 평가받는다. 진 내정자 이전에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덕수상고 출신이다. 진 내정자는 은행 입행 이후 방송통신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중앙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진 내정자는 덕수상고 졸업 후 1980년 기업은행에 입행한 뒤 6년 만인 1986년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1992년 인력개발실을 거쳐 1997년 오사카지점에서 근무했다. 2002년 귀국해 여신심사부 부부장으로 일했으며 2004년 자금부에서 근무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지 6년 만인 2008년 일본으로 다시 건너가 오사카지점장을 지냈다. 2009년 9월 일본 현지법인인 SBJ은행이 일본 내 외국계 은행으로는 두 번째로 일본 금융청으로부터 인가를 받아 출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진 내정자는 2011년 일본 SH캐피탈 사장 자리에 오른 뒤 2014년 SBJ은행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진 내정자는 SBJ은행에서 일본 현지 소매금융 시장 공략을 통해 SBJ은행을 고속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진 내정자는 2016년 상무급이던 일본 법인장에서 부행장으로 깜짝 발탁되며 금융권에서 주목받았다. 지난해 3월에는 신한금융지주 브랜드전략팀 부사장에 올랐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탁월한 영업 능력과 친화력으로 주주들의 신임이 두텁다”며 “진 부사장이 신한은행장에 내정되면서 또 하나의 고졸 신화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를 지휘할 김병철 사장(56) 내정자는 증권업계에서 투자은행(IB) 전문가로 꼽힌다. 동양증권에서 채권영업을 통해 회사 수익의 상당 부분을 책임진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보수적인 신한금융에서 외부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계열사 CEO에 올랐다.
정문국 신한생명 사장(59) 내정자는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탄탄한 회사로 성장시켜 신한금융 품에 안기는 데 공헌한 점을 인정받았다. 신한금융은 금융위원회로부터 오렌지라이프에 대한 인수 승인을 받게 되면 중장기적으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합병할 계획이다. 이 같은 일까지 해낼 적임자로 정 내정자를 선택했다.
신한금융은 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에 이창구 신한은행 부행장(57), 신한캐피탈 사장에 허영택 신한은행 글로벌사업그룹장(57), 신한아이타스 사장에 최병화 신한은행 부행장(56), 신한신용정보 사장에 이기준 신한은행 부행장(57)을 각각 내정했다. 주력 계열사 중 한 곳인 신한카드의 임영진 사장(58)은 연임 추천됐다. 또 김영표 신한저축은행 사장(58), 유동욱 신한DS 사장(57), 김희송 신한대체투자운용 사장(51) 등도 연임 추천을 받았다.
서정환/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