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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임팩트' 처럼…100m급 소행성 하나만 떨어져도 서울 전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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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과학

NASA, 지구방위본부 세워
위협천체 300여개 감시



[ 윤희은 기자 ] 지구에 접근 중인 혜성 폭파 프로젝트가 실패했다. 인류는 두 개로 분리된 혜성이 지구에 떨어지는 것을 공포 속에서 막연하게 기다린다. 1998년 개봉한 영화 ‘딥임팩트’(사진)는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자하는 대표적인 재난영화다. 지구를 향해 오는 혜성을 폭파하기 위해 우주선을 보내는 한편, 전 국가가 충돌 상황에 대비한 인류 대피용 지하요새를 꾸리는 과정을 담았다.

혜성이나 소행성 충돌로 인류가 멸망할 것이라는 얘기는 매우 고전적인 재앙 예측 시나리오 중 하나다. 이미 약 6500만 년 전에 지구에 떨어진 운석으로 공룡이 멸종했다는 학설이 있어 제법 현실적인 축에 속하기도 한다.

지구와의 거리가 0.05AU(1AU=1억5000만㎞)인 혜성이나 소행성을 통틀어 지구접근천체(NEOs)라고 부른다. 이 중에서 지구와의 거리가 748만㎞ 이내이고, 지름이 150m 이상인 것을 지구위협천체(PHAs)로 분류한다. 지구위협천제는 300여 개로 추산되고 있다.

영화 딥임팩트에 나온 수준의 재난이 발생하려면 천체의 지름이 10㎞ 이상은 돼야 한다. 이보다 작다 해도 떨어지는 위치 등에 따라 세계적 재난을 초래할 수 있다. 서울은 100m짜리 소행성 하나만 떨어져도 사실상 도시 자체가 전멸한다.

소행성이 지구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사례는 불과 5년 전에도 발생했다. 2013년 2월 러시아 첼랴빈스크 상공에서 20m급 소행성이 폭발했다. 건물 수천 개가 파괴되고 1500명 이상의 사람이 다쳤다.

1년에 1000여 개의 소행성이 지구 근처를 스쳐가지만, 지구에 위협을 줄 정도로 큰 천체는 많지 않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인정한 가장 큰 지구접근천체는 5㎞가량의 ‘플로렌스’다. 1981년 3월 처음 관측됐다. 1890년 지구를 근접 비행했고, 지난 9월 127년 만에 지구로부터 700만㎞가량 떨어진 궤도를 지나갔다. 지난 5월에는 축구장만한 크기의 소행성이 지구로부터 20만㎞ 거리를 스쳐갔다.

NASA는 지구접근천체와 지구위협천제를 파악하기 위한 감시망을 오랜 기간에 거쳐 구축해왔다. 지구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소행성의 궤도를 직접 바꾸는 실험도 하고 있다. 2005년 1월 NASA는 혜성탐사선 ‘딥임팩트’를 발사했다. 딥임팩트는 4억㎞ 너머의 ‘템펠 1호’와 충돌해 지름 15m의 충돌 흔적을 남겼다.

2016년 NASA는 지구접근천체를 막는 ‘지구방위합동본부(PDCO)’를 정식으로 세웠다. 같은 해 9월 소행성 ‘베누’에 탐사선을 보냈다. 베누는 지구 충돌확률이 2700분의 1로 추산되는 492m짜리 소행성이다.

천문학계에서는 지름 1㎞급 천체는 50만 년에 한 번, 5㎞급은 2000만 년에 한 번, 10㎞ 이상의 소행성은 1억 년에 한 번꼴로 지구를 향한다고 보고 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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