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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첫 여성CEO…KB증권 새 대표 박정림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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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관리 업무에 정통한 '금융업계 여장부'

"KB금융지주·은행·증권 간 시너지 낼 적임자" 평가
김성현 사장과 각자대표 맡아

카리스마·친화력 동시에 갖춰, 폭넓은 네트워크도 강점



[ 임근호/송종현/김순신 기자 ]
증권업계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박정림 KB증권 사장(사진)은 치밀한 논리에 근거해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일을 추진하는 여장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사장은 김성현 사장 내정자와 함께 증권업계 5위(자기자본 기준)의 KB증권을 이끌게 됐다.

1963년생인 박 사장은 서울 영동여고를 나와 서울대 경영학과·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과는 같은 대학 같은 과 82학번 동기로, 자주 연락을 주고받는 막역한 사이다.

1986년 체이스맨해튼은행 서울지점에 입사하며 금융권에 발을 디뎠다. 조흥은행(1994년 입사)과 삼성화재(1999년) 등을 거친 그는 한국인 최초로 세계리스크관리전문가협회 임원을 지낸 ‘리스크(위험) 관리통(通)’이다.

2004년 국민은행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리스크관리 및 자산관리(WM) 전문가로 고속 승진하며 ‘유리 천장’을 차례로 깨부셨다. 2014년 리스크관리본부 부행장에 올랐고, 2017년부터 KB금융지주 WM 총괄부사장과 KB증권 WM부문 부사장을 겸직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는 국민은행 WM그룹 총괄부행장도 맡고 있다. 현재 국민은행 임원 20명 가운데 유일한 여성 임원이며, 4대 시중은행에서도 유일한 여성 부행장이다.

뛰어난 업무 능력, 사람을 끌어들이는 포용력과 친화력이 박 사장의 강점으로 꼽힌다. 소주를 3병까지 마시며 끊임없이 직장 동료, 선후배, 친구들과 만나 이야기를 듣고 팀워크를 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다양한 사회 경험을 하면서 생긴 폭넓은 네트워크도 박 사장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박 사장의 발탁은 일찌감치 예고됐다는 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박 사장은 지주·은행·증권 3개 회사 직급을 겸직해 그룹 내 시너지를 극대화할 적임자라는 평가가 많았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를 대신할 수입원으로 WM의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여서 박 사장의 역할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박 사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여자여서 못 한다는 소리를 들어선 안 된다는 책임감이 크다”며 “그룹에서 중요한 계열사를 맡게 된 만큼 회사가 더 잘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여자들은 시키는 일은 잘하는데 배짱이 약하다는 인식을 깰 수 있도록 계속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박 사장의 평소 지론이다. 그는 “내년에도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 상품을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과 함께 KB증권 각자대표가 된 김성현 신임 사장은 1963년생으로, 1988년 대신증권에 입사했다. 2003년 KB증권의 전신인 한누리투자증권으로 옮긴 이후 줄곧 KB증권에서 기업금융 업무를 지휘하고 있는 투자은행(IB) 부문 전문가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김 사장은 IB 전 부문을 총괄한 검증된 리더십의 소유자”라며 “투자자산 다변화 등을 통해 증권업계에서 KB증권의 지위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근호/송종현/김순신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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