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들이 자회사형 독립법인대리점(GA) 설립을 통한 판매채널 다각화에 나섰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ABL생명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내년 1월 출범을 목표로 자회사형 GA 설립을 결정했다. ABL생명은 자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인력채용을 진행 중이다.
ABL생명 관계자는 "사업 다각화를 위한 자구책 마련의 차원에서 자회사형 GA 설립을 진행하게 됐다"며 "지속적으로 신성장 판로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GA는 한 금융회사에 종속되지 않고 여러 금융회사와의 제휴를 통해 다양한 금융상품을 파는 영업 형태가 특징이다. 보험업계에서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속 설계사는 해당 회사의 보험 상품만 팔아야 하지만 GA에서는 다양한 회사의 상품 판매가 가능하다. 또 수수료와 보너스가 상대적으로 많아 전속 설계사에서 GA로 이동하는 경우가 잦다.
이에 생보사들은 우량 설계사의 이탈을 막고 자사 상품 판매를 늘리기 위한 방법으로 자회사형 GA 설립에 나서고 있다. 현재 생보업계에서는 2013년 라이나생명을 시작으로 한화생명, 삼성생명, 미래에셋생명, 메트라이프생명이 자회사형 GA를 운영 중이다.
자회사형 GA는 상품개발 및 관리는 본사에서, 판매는 독립채널에서 전담할 수 있어 효율성 제고가 가능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뿐만 아니라 일반 GA에 주는 높은 수수료율을 낮춰 수익성 확대에도 기여한다.
보험감독규정이 개정될 경우 내년 4월부터 설계사 100인 이상 중·대형 GA에 대해 보험사의 사무실 임차료 지원이 금지되는 만큼 생보사의 자회사형 GA 설립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판매 자회사를 두지 않고 있는 보험사의 경우 GA에 대해 지원을 하지 못하게 되면 영향력이 작아져 영업에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대부분의 자회사형 GA는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이지만 보험사들은 생명보험부터 손해보험까지 다양한 판매 경험을 통한 종합자산관리 능력을 축적한다는 의미에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실제 한화생명은 최근 자회사형 GA 채널 강화를 위해 최근 한화라이프에셋과 한화금융에셋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각각 200억원, 120억원을 출자하기도 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자회사형 GA는 유연한 인력 운영과 기존 판매 채널 대비 강력한 영업 촉진이 가능할뿐만 아니라 금융당국의 감독이 덜 한 편"이라며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앞으로 모든 보험사가 자회사형 GA를 설립하는 것이 시장의 자연스러운 흐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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