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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에 꽂힌 퇴직연금 투자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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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투자액 두 배 이상 늘어
운용보수 저렴해 장기투자 유리



[ 최만수 기자 ] 퇴직연금 계좌에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ETF는 일반 주식형 펀드에 비해 운용 보수가 저렴해 장기 투자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증권사들도 연금 계좌에서 투자할 수 있는 ETF 종류를 늘리는 추세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퇴직연금 투자자들이 ETF에 투자한 금액은 844억원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 5개 증권사에서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에 가입한 고객이 ETF에 투자한 금액을 합산했다.

이들 증권사의 지난해 말 기준 DC형과 IRP 적립액(6조6261억원)을 비교하면 1.2% 수준으로 규모는 아직 작다. 하지만 지난해 말 퇴직연금 계좌의 ETF 투자금액(432억원)과 비교하면 9개월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나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DC형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ETF 투자를 할 수 있게 된 건 2012년부터다. 당시엔 주식형과 혼합형만 허용됐지만 2016년 7월에는 해외 지수를 추종하는 합성 ETF에도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퇴직연금에서 ETF를 활용해 해외 시장에도 분산투자할 수 있게 됐다. 증권사별로 투자할 수 있는 상품 수가 각기 다르지만 대부분 대형 증권사는 퇴직연금에서 국내외 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ETF 상품 구성을 갖추고 있다. 단 기초 지수 하루 등락폭의 두 배만큼 수익률이 움직이는 레버리지 ETF와 지수가 떨어질 때 수익을 내는 인버스 ETF는 연금 계좌에 담을 수 없다. 장기 투자에 적합하지 않은 상품이란 이유에서다.

ETF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운용 보수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공모펀드 기준 국내 주식형 펀드 연평균 운용 보수는 1.29%다. 주식형 ETF는 4분의 1 수준인 0.33%다. 적은 수수료 차이라도 장기로 자금을 굴리면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선진국 금융시장에서는 보수가 저렴한 ETF로 퇴직연금 자금을 굴리는 비율이 높다”고 말했다.

퇴직연금 투자자들이 ETF 투자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증권사들도 연금 계좌에서 ETF에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을 늘리고 있다. 미래에셋대우가 2012년 가장 먼저 퇴직연금 ETF 매매 서비스를 도입한 데 이어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등도 시스템을 갖췄다. 작년에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올해는 한국투자증권이 ETF 매매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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