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병원 창립자인 한국 의료계의 거목 인당(仁堂)백 낙환 전 인제학원 이사장이 7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백 전 이사장은 1926년 평안북도 정주군에서 태어난 뒤 백병원 창립자이자 당시 최고 명의로 통하던 큰아버지 백인제 박사의 뜻에 따라 경성제국대학 예과(서울대 의대 전신)에 진학하면서 외과의사가 됐다.
한국전쟁 중 백인제 박사와 아버지 백붕제 변호사가 납북되자 유산처럼 남겨진 백병원 재건을 위해 61년 백병원 3대 원장으로 취임했다.79년 부산백병원, 89년 상계백병원, 99년 일산백병원, 2010년에 해운대백병원을 개원했다. 현재 전국 5개 백병원(3500여 병상)에서 연 450여만 명을 진료한다.
1979년부터 1998년까지 백중앙의료원 의료원장, 1989년부터 2000년까지 인제대학교 총장, 2000년부터 2014년까지 학교법인 인제학원 이사장을 역임했다. 4년 대한병원협회 회장(22~23대), 대한외과학회 회장(37대), 한국병원경영학회 초대 회장, 대한소화기병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의료계 발전에 기여했다.
또한 고인은 당대 외과의사로도 이름을 떨쳤다. 우리나라 최초로 소아 선천성 거대결장 환자에게 '스완슨 수술법', '골반내장전적출술'을 시행하는 등 의사로서 뛰어난 능력을 보였다.
교육자로서도 1979년 인제대학교를 설립하고 인술제세(仁術濟世)·인덕제세(仁德濟世)의 창립이념을 실천해왔다.
통일을 염원하며 평화통일정책자문위원, 남북정상회담 방북 수행단원을 지내고, 북한 결핵어린이 돕기, 개성공단 내 응급의료시설 운영하는 등 남북관계 개선에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장례식은 가족장으로 진행되며, 빈소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이다. 발인은 12월
10일 오전 9시, 장지는 천안공원묘지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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