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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인하" vs "유지"…증권거래세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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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서 증권거래세 토론회

금융투자업계·정치권 일부
"글로벌 추세에 역행…증권거래세율 인하·폐지를"

나라 곳간 책임지는 기재부
"2중 과세 대상자 0.2%에 불과…세수 감소 우려" 폐지에 부정적



[ 마지혜 기자 ]
투자자가 상장 주식을 팔 때 이익을 얻었는지 손실을 봤는지와 관계없이 매도 대금의 0.3%를 세금으로 떼는 증권거래세제를 전면 손질해야 한다는 논의에 불이 붙고 있다. 손실에도 과세하는 것에 대해 투자자들의 불만이 높아지는 데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역동성이 떨어지고 있는 증시 환경을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증권시장 과세제도 개편방안 토론회에서 정치권과 학계, 금융시장 전문가와 정부 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붙었다.

국내 증권거래세, 글로벌 추세 역행

추 의원은 개회사에서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드물게 양도세와 증권거래세를 동시에 부과하는 국가일 뿐 아니라 거래세율도 높다”며 “자본시장 참여자의 세금 부담이 금융시장 활성화를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증권거래세율은 0.3%(상장사 기준, 비상장사는 0.5%)다. 중국(0.1%), 홍콩과 대만(0.15%), 싱가포르(0.2%) 등에 비해 높다.

거래세는 투자소득이 아니라 거래 대금 자체에 매기는 세금이다. 투자자가 주식 거래로 손실을 보더라도 과세한다. 문성훈 한림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조발제를 통해 “자본시장의 과세 형평성을 높이고 세수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증권거래세 비중을 축소하거나 중장기적으로 폐지하고 양도소득세를 확대하는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요 선진국은 1990년대 전후로 거래세를 폐지했다. 스웨덴은 1984년 거래소에서의 주식 취득과 양도에 대해 0.5%의 세율로 과세하는 증권거래세를 도입했다가 1991년 폐지했다. 거래세가 금융시장의 거래량을 위축시키고 자본의 역외이탈을 부추겨 세수가 줄어든다는 이유였다. 독일은 1991년, 일본은 1999년 각각 폐지했다. 미국도 증권거래세가 없다.

현행 세제의 이중과세 측면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법에서 정하는 대주주는 거래 대금에 대한 증권거래세뿐만 아니라 양도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도 낸다.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를 모두 부과하는 나라는 드물다. 미국과 일본, 독일, 호주, 룩셈부르크 등은 양도소득세가 있는 대신 증권거래세는 없다. 스위스, 중국, 홍콩, 태국, 말레이시아 등은 0.1~0.15%의 증권거래세를 걷는 대신 양도소득세는 면제해준다.

세수는 어쩌나…‘뜨거운 감자’

증권거래세의 본래 목적은 단기적 투기거래 방지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세수확보 성격이 더 강하다. 지난해 증권거래세 세수는 4조7000억원에 달한다. 농어촌특별세를 포함하면 6조3000억원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식 거래량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점을 볼 때 지금은 투기적 거래를 염려하기보다는 시장의 활력 둔화를 더 걱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거래세 부담 때문에 증권거래 자체가 다른 나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지적했다. 황 연구위원은 “투자자 측면에서 국가 간 증권의 차별성이 크지 않다면 한 나라의 증권거래세 부과는 다른 국가로의 거래이전을 유발한다”고 했다.

반면 이상율 기획재정부 소득법인세 정책관은 증권거래세 인하 또는 폐지론의 근거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1990년대 이후 증권거래세를 세 차례 인하하고 두 차례 올렸는데 인하한 뒤 6개월 뒤 주가지수는 더 떨어졌고, 거래량도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다”며 “증권거래세를 내린다고 주가가 오르거나 거래량이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중과세에 대해서도 오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식양도세 과세 대상자는 1만 명, 주식투자자는 500만 명으로 증권거래세와 주식양도세를 둘 다 내는 비율이 0.2%에 불과하다”며 “주식거래세와 양도세를 동시에 부과하는 나라도 영국, 프랑스 등이 있는 만큼 우리나라의 양도소득세가 과중한 상태는 아니다”고 말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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