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노조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40대 초중반의 노조위원장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젊은 피를 수혈한 노조에 거는 기대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6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는 최근 임원 선거에서 김형선씨를 16대 노조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전체 조합원 8880명 중 7924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김 후보자는 4208표(53.1%)를 받았다. 함께 후보에 오른 나기수 현 위원장은 3535명(44.6%)의 표를 받았다.
김형선 당선자는 민영화 중단, 직무급제 도입 저지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직무의 성격과 난이도 등을 평가해 보수를 지급하는 직무급제 도입을 적극 반대하고 나서며 조합원들의 지지를 얻었다. 민영화 추진을 중단하고, 국책은행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영업환경 개선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40대 초반인 김형선 당선자가 꾸려나갈 젊은 조직에 거는 기대도 높다. 김형선 당선자는 1977년생, 나기수 현 위원장은 1969년생이다.
한 조합원은 "은행 대내외적으로 변화 바람이 거센 지금 노조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젊은 노조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 당선자는 내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위원장으로 노조를 이끈다.
신한은행 노조도 40대 후보자들이 노조위원장 자리를 놓고 경합을 펼치고 있다.
신한은행은 전날 노조 임원 선거를 치렀다. 역대 최대인 6명이 후보자에 등록했지만 과반수 득표자가 없어 최다 득표 1·2위를 대상으로 오는 13일 결선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다.
득표율 1위(45.61%)인 김진홍 후보자와 2위인(24.52%) 권도익 후보자 모두 1975년생이다. 이달 임기가 종료되는 유주선 현 노조위원장은 1967년생이다.
김진홍 후보자는 △상임간부 매년 중가평가·소환제 실시 △통상임금확대 △주 52시간 지킴이 센터 신설 △CS평가 전면 폐지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권도익 후보자의 공약은 △인력 부족 문제 해소 △PC오프제 도입에 따른 시간 외 수당 자동 등록 △커뮤니티제도 원점 재검토 등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디지털화가 빨라지고 있는 반면에 인력과 점포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며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말로만 그치는 것이 아닌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젊은 조직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