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업계 판이 바뀐다
(4) 강동혁 찰스퍼니처 대표
[ 심성미 기자 ]
헤드 부분이 빗살무늬로 된 침대를 국내에 처음 선보여 유행시킨 강동혁 찰스퍼니처 대표(사진)는 생선가게 점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PC방도 해보고, 전기 기술도 배웠다. 이일 저일 해보다 가구 배송 일을 시작했다. 잘 팔리는 가구 디자인이 점점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았지만 디자인에 대한 ‘감’과 ‘촉’이 있었다. 2011년 무작정 가구 장사를 시작했다. 지금은 매출 70억원을 올리는 가구제조 회사로 성장했다.
찰스퍼니처는 창업한 지 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베스트셀러 제품은 강 대표가 처음 제작한 ‘비엔토 침대 프레임’이다. 경기 파주시 쇼룸에서 만난 강 대표는 “2011년 무인양품 매장을 둘러보다가 착안해 만든 제품”이라고 말했다. 당시엔 디자인 도면을 그리는 법을 몰라 종이에 그려 무작정 중국 제조공장에 가져갔다.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디자인을 강조한 빗살무늬 침대 프레임은 출시하자마자 큰 인기를 끌었다. 북유럽 트렌드와도 잘 맞았다. 중국 공장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작했기 때문에 다른 원목가구 대비 가격이 싼 것도 장점이었다.
비엔토 시리즈 성공 이후 하위 브랜드를 6개로 확 늘렸다. 전부 강 대표가 디자인하거나 선택해 수입했다. 강 대표는 “라인업을 확장한 건 트렌드보다 한발 빠르게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서”라며 “업계에서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사업을 확장하며 국내에 600평 규모의 제조공장과 물류창고도 세웠다. 제품 종류는 늘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를 통일감 있게 가져간 것도 도움이 됐다. 그는 “가구를 디자인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건 가구 그 자체가 아니라 가구가 들어갈 공간”이라며 “찰스퍼니처 제품은 따뜻하고 소소한, 빈티지한 공간에 모두 잘 어울리도록 디자인됐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국내 원목가구 시장은 정점을 찍었다고 분석했다. 원목가구 브랜드인 찰스퍼니처도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저가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유통업자가 많아져 자체적으로 디자인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했다. 강 대표는 “최근 세라믹과 케인(나무줄기 장식) 등 신소재에 집중하고 있다”며 “신소재와 원목을 결합한 새로운 제품을 내년 초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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