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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아이들 위해 다방을 북카페로'...아산 공세리 마을이 만든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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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의 공세리 마을엔 명소가 있다. 연간 2만 명의 순례객이 찾는 ‘공세리 성당’이다.

성당 아랫길로 200m 떨어진 곳에 ‘꿈꾸는 팽나무 작은 도서관’이 있다. 9㎡와 18㎡ 규모의 작은 컨테이너 2개로 만든 도서관은 지난 2011년 개관했다.

도서관이 생기기 전까지 이 마을에는 학원이 없었다. 학원을 가려면 1시간마다 오는 버스를 타고 45분 거리의 시내까지 가야했다.

맞벌이 부부, 조손 가정이 대부분인 마을의 아이들은 학교 수업이 끝나면 TV나 스마트폰에 빠지기 일쑤였다. 문화 혜택을 누릴 만한 곳도 없었다.



마을 주민들은 도서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정부와 지자체에 도움을 요청해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으로 도서관을 지을 수 있었다.

책 3000권이 들어왔고 원어민 교사가 가르치는 영어, 수학, 논술 수업이 개설됐다. 마을 아이들은 학교를 마치면 도서관으로 몰려들었다.

하지만 주민들에게 또 다른 고민이 생겼다. 도서관 운영비가 모자랐다. 방과 후 배고픈 아이들에게 간식을 주고 동시에 수익 사업을 할 곳이 필요했다.



고민 끝에 마을 이장 안성진 씨(64)가 자신의 건물을 무상으로 내놨다. 이곳은 어른들의 무료함을 달래주던 다방이었다. 동네 청년들은 저녁마다 모여 북카페인 ‘공세리 이야기’를 만들었다.

어머니들은 커피를 팔기 위해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했다. 아이들은 도서관과 북카페를 다니며 시험 공부를 하고 논술 수업을 듣는다.

수익은 도서관 운영비와 간식비, 학용품 지원에 사용된다. 3명의 정규직 일자리도 생겨났다.



도서관과 북카페가 생긴 후 공세리 마을은 평생학습마을로 거듭났다. 지난 2013년 예비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으로 지정됐고 아산시의 마을활동 우수마을로도 선정됐다.

마을 사람들은 마을에 생기가 돈다고 입을 모은다.

한기형 공세리마을협동조합 이사장은 “농촌이 소멸하지 않고 유지되려면 주민들이 경제적 이득과 문화를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며 “경제·문화적으로 소외된 농촌이 유지되려면 주민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산=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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