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이끄는 맏형 G90
사전계약 6700대 돌파
신차급 변화에 판매 활력 기대감
해외 진출 속도
현대자동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가 대대적인 변화를 준 플래그십(최상위) 세단 ‘G90’(사진)을 출시했다. 신차 효과로 주춤했던 판매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이다.
제네시스는 2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G90 발표회를 갖고 정식 판매를 시작했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디자인 철학과 최첨단 기술을 모두 담아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3년 만에 부분 변경(페이스 리프트)된 G90은 차명(기존 EQ900)을 바꿨다. 내수와 글로벌 시장에서 일관성을 가지기 위해서다. 이뿐 아니라 현대차의 기함 세단이었던 에쿠스(EQUUS)의 흔적을 지우겠다는 복안도 깔려있다.
첫 출발은 좋다. G90은 사전계약을 받기 시작한 지 11일 만에 6713대가 계약되는 등 약진했다는 평가다. 국산차 중 가장 큰 차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성공적인 첫 발을 뗐다는 목소리가 많다.
G90은 제네시스 대표 모델인 만큼 판매 실적 회복을 이끌 첨병 역할을 하게 됐다. 지난달 EQ900은 전년 동월(774대)보다 60.1% 급감한 309대 팔렸다. 올 들어 누적 기준으로는 6688대의 실적을 올렸다. 전년 동기(1만553대) 대비 36.6% 뒷걸음질 쳤다.
제네시스 브랜드 상황도 좋지 않다. 독립 첫해인 2015년 9159대이던 판매량은 이듬해 6만6278대로 뛰었다. 그러나 지난해 5만6616대, 올 1~10월엔 4만9689대에 그쳤다.
한 업계 관계자는 “G90은 이례적으로 신차급 변화를 준 만큼 판매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며 “리스와 임대가 많은 법인영업과 기업들의 차량 교체 수요까지 흡수 가능하다”고 말했다.
제네시스는 해외 시장으로도 보폭을 한층 넓힌다. 내년 상반기 미국과 캐나다, 러시아, 중동 등 주요 시장에 G90을 차례로 선보인다. 특히 호주 시장에는 첫 발을 내딛을 예정이다. 이와 함께 2021년까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3개 차종을 출시한다.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제네시스사업부 부사장은 “2015년 브랜드를 독립한 지 3년이 지난 만큼 더 진보적인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G90은 ‘수평적인 구조의 실현’을 콘셉트로 고급감을 더했다. 전면부에 풀 LED(발광다이오드) 쿼드 헤드램프와 변형된 크레스트 그릴을 적용했다. 옆면 펜더엔 길게 이어진 방향지시등이 자리잡고 있다.
후면부는 안정감을 연출한 게 특징이다. 트렁크 중앙에 있던 번호판을 범퍼 쪽으로 내렸다. 빈 공간엔 제네시스 영문명을 넣었다. 리어콤비네이션램프의 경우 가로로 넓게 꽉 찬 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등 동력전달체계)은 3.3 터보 가솔린(휘발유), 3.8 가솔린, 5.0 가솔린 등 세 가지로 구성돼 있다. 판매 가격은 트림(세부 모델)별로 7706만~1억1878만원이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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