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소프트웨어 기술 지역 확산
(2)·끝 - 산업경쟁력 높이는 지역SW진흥기관
[ 배태웅 기자 ]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은 기존 산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하는 ‘디지털 전환’이다. 전통적인 ‘굴뚝산업’ 기업들이 성장을 이어가려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접목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국내에서도 지역 산업에 첨단 소프트웨어(SW) 기술을 적용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지역SW산업발전협의회 소속 지역 SW진흥기관은 각 지역의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제조업 강한 울산, 3D 프린팅으로 기술력 업그레이드
울산정보산업진흥원(원장 장광수)은 울산의 제조업 역량과 3차원(3D) 프린팅 기술을 융합하는 산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9월 울산시가 주최하고 진흥원이 주관한 ‘3D 프린팅 테크페스타’에서는 조선용 밸브 제품부터 드론(무인항공기), 차세대 자전거 타이어 등 기존 제품보다 내부식성, 무게, 생산성을 개선한 연구 성과물이 발표됐다. 이 행사에서는 반도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반도체 장비 적층제조 기술’ 세미나도 함께 열렸다. 진흥원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산업 콘텐츠 육성을 위한 ‘디지털산업 콘텐츠 진흥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AI로 스마트팩토리 관리, 유해조수 퇴치기로 MWC에
포항테크노파크(원장 이점식)는 산하에 경북SW융합진흥센터를 두고 지역 기업들의 기술개발과 마케팅을 돕고 있다. 센터 지원을 받은 휴비즈ICT는 포스코의 스마트팩토리에 실시간 관제 시스템을 적용했다. AR·AI 기반의 가상물리시스템으로 돌발상황에 실시간 대처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씨앤에이치커뮤니케이션즈는 스마트워치 형태의 실종 방지 솔루션을 개발해 싱가포르 기업 커넥티비티글로벌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광진기업은 유해조수를 능동적으로 퇴치하는 기기를 개발해 ‘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8’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블록체인 연구소 설립…블록체인 전문가도 양산
충청북도지식산업진흥원(원장 전원건)은 ‘블록체인진흥센터’를 설립해 관련 기술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센터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 및 검증할 수 있는 시범 사업을 추진하고, 지역 내 블록체인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나갈 방침이다. 또 블록체인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육성하고 지방자치단체, 학교, 연구소 등과 연계해 전문 인력 양성도 지원할 계획이다. 진흥원은 SW테스트 전문가 양산도 지원하고 있다. 이달 12일부터 나흘간 대학생·직장인을 대상으로 국제소프트웨어테스팅자격위원회(ISTQB)의 자격 검증 관련 교육을 실시했다.
제주도, 실시간 충전소 정보 플랫폼으로 앞서간다
제주테크노파크(원장 허영호)는 실시간으로 전기차 충전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범용 충전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제주도는 전기차 및 충전소 보급 사업을 펼치고 있으나 충전소 잔여량, 충전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없어 전기차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어왔다. 테크노파크는 지난해 민간 충전사업자 및 전기차 렌트 이용자를 위한 플랫폼 개발을 완료했다. 올해엔 충전소 통합운영을 위한 플랫폼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이 밖에도 테크노파크는 지역 기업인 글로비트를 지원해 빅데이터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양식장 SW를 개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전기 사고 미리 막고 구축 비용도 절감, ESS에도 적용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원장 오창렬)은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지역 기업들과 함께 전기적 접촉 지점상의 이상신호 감지를 통한 전기화재 사고 예지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지역 SW 기업인 휴인텍, 이음아이씨티와 전남테크노파크 및 지역 에너지기업과 함께 사업을 하고 있다. 공개 SW를 활용해 비용을 절감하고 시스템 운영 효율성도 높였다. 전기 사고의 징후를 미리 감지할 수 있어 사회·경제적 손실을 예방할 것으로 기대된다. 진흥원은 에너지저장시스템(ESS)과 신재생에너지 시스템에 해당 플랫폼을 도입할 계획이다.
지역 IT기업 글로벌 진출 돕고, VR 게임 개발도 교육
안양창조산업진흥원(원장 김흥규)은 지역 SW 기업들의 해외 진출과 마케팅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올 4월 ‘홍콩 춘계 전자전’에 참가한 안양시 기업 6곳의 마케팅 및 신규 바이어 발굴을 지원했다. 5월에는 ‘일본 IT 위크’에 참여한 4개 기업을 도와 해외 진출 전략을 구성했다. 10월에는 ‘두바이 정보통신 박람회’에 참가해 지역 SW 기업의 해외 진출과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했다. 진흥원은 지난달 수강생들이 무료로 VR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VR 콘텐츠 아카데미’를 140시간 동안 운영하기도 했다. VR 관련 창업·취업 지원도 이어갈 계획이다.
택배 인프라 공유한 지역 스타트업, 30분 만에 접수
세종지역산업기획단(실장 안아람)은 지역 기업인 에어뉴유에프오익스를 지원해 택배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에어뉴유에프오익스는 방문택배 서비스인 ‘유에프오익스’를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택배를 신청하면 택배기사가 30분 이내로 물건을 수거해가는 점이 특징이다. 기존 택배 사업자들의 인프라를 공유한 사업 모델도 구축한다. 배송 시스템에는 고객 위치와 택배기사의 위치를 고려해 최적의 배송 경로를 구성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현재 23개 지점을 운영 중이며 월 20만 개의 집하 물량을 처리하고 있다.
드론 이륙부터 충전까지 전자동으로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원장 박찬종)은 지역 항공우주 전문업체인 인스페이스와 함께 산불이나 자연재해를 관측·감시할 수 있는 드론 운용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 회사는 드론의 이·착륙부터 무선 충전까지 자동으로 제어하고,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 및 전송할 수 있는 통합 시스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드론 운용 예산을 크게 줄일 수 있어 국방 및 재난방지 분야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진흥원은 빅데이터 전문기업인 에프에스를 지원해 전통시장 내 전기화재 발생을 예방하는 화재감지 제어시스템(FiPas)을 개발했다. 대전시내 중앙철도시장과 태평시장 점포 등 18곳에 제품을 설치해 과전류 및 누설전류를 예방하는 성과를 거뒀다.
클라우드 도입 지원해 미술작품 추천 기술 개발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은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과 협력해 지역 기업들의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상용화를 지원하고 있다. 진흥원의 지원을 받은 컴퓨터메이트는 AI 서비스를 연계한 클라우드 기반 스마트팩토리 운영시스템을 개발했다. 또 다른 기업인 아트맵은 클라우드 기술을 바탕으로 미술 작품의 데이터를 분석, 구매자 취향에 맞는 작품을 추천하는 미술품 큐레이션 서비스를 개발했다. 사용자끼리 작품을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했다. 진흥원은 또 클라우드 서비스 확산을 위한 ‘클라우드 선도활용 시범지구 조성사업’을 하고 있다.
전국 최초 SW체험센터 구축, 3000명에게 SW 교육
강릉과학산업진흥원(원장 김철래)은 SW 인프라 확산과 인재 양성을 위해 전국 최초로 강원 강릉에 ‘SW체험센터’를 개설해 운영 중이다. SW체험센터는 소프트웨어, VR, 드론 공작소뿐만 아니라 로봇미션, 블록코딩, VR체험존 등 체험교육 플랫폼까지 갖춰 도민들이 관련 경험을 할 수 있는 체험형 시설이다. 9월 기준으로 3000여 명이 SW 교육을 받았다.
이 밖에도 드론 전시 체험존, 강릉단오제 SW체험관, SW 기업 교구체험 및 판매전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 9월까지 3만 명이 넘는 인원이 방문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외에도 다양한 지역 SW 진흥기관이 성과를 내고 있다.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은 삼아항업은 ‘실감형 공간정보 SW 및 체험형 콘텐츠 상용화’ 과제를 수행했다. 외국산 SW를 대체할 수 있는 효과를 인정받아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로부터 ‘2018년 균형발전사업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용인시디지털산업진흥원(원장 김병현)은 우수 기업의 발굴과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용인 드림1인 창업센터’ 입주기업을 다음달 2일까지 모집한다. 해당 창업센터에 입주하게 되면 사무공간과 부대시설을 지원받을 수 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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