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소프트뱅크 펀드서 2.2조 추가 투자
국내 인터넷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 투자 유치
"손정의, 국내 이커머스 고속 성장 기대감 유지"
쿠팡 "투자금으로 물류 및 새 서비스 선보일 것"
전자상거래 기업 쿠팡이 국내 인터넷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투자를 다시 한번 유치했다. 쿠팡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0억달러(한화 약 2조25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2015년 6월 소프트뱅크 그룹의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 투자 뒤 이뤄진 추가 투자다. 해당 투자금은 국내 인터넷 기업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로 쿠팡은 스스로의 기록을 다시 한 번 경신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김범석 쿠팡 대표가 보여준 거대한 비전과 리더십은 쿠팡을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리더이자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인터넷 기업 중 하나로 성장시켰다"며 "소비자들에게 계속해서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 쿠팡과 손잡게 되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쿠팡은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한 김범석 대표(40)가 2010년 세운 창업 9년 차 기업이다. 처음엔 인터넷상에서 사람들을 모아 공동 구매를 하면 할인해주는 소셜커머스 업체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연간 거래액 5조원에 달하는 종합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손 회장의 이번 추가 투자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급성장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이미 세계 5위 규모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으로 꼽힌다. 쿠팡은 국내 최대 이커머스 업체 중 하나로 올해 매출은 2년 전인 2016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쿠팡은 1억2000만종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400만종은 로켓배송을 통해 주문 다음날 바로 받아볼 수 있다. 2018년 9월 로켓배송의 누적 배송량은 10억개를 넘어섰다. 쿠팡에서 1년에 50회 이상 구매하는 소비자는 수백만 명에 이르며, 한국인 두 명 중 한 명이 쿠팡의 모바일 앱을 설치했다.
김 대표는 "쿠팡은 그동안 고객의 삶을 획기적으로 편하게 만들 수 있는 기술 혁신을 위해 쉬지 않고 달려왔다"며 "우리는 소프트뱅크와의 파트너십에 힘입어 데이터와 물류, 페이먼트 플랫폼을 혁신할 것이며, 소비자가 점점 더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생각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추가 투자금을 물류 확대와 새 서비스를 론칭하는데 사용할 예정이다. 쿠팡은 최근 새벽배송과 로켓프레시 서비스를 만들었다. 새벽배송 이용 고객은 수백만 가지의 로켓배송 상품을 자정까지 주문하고 다음날 오전 7시 전에 받아 볼 수 있다. 로켓프레시는 신선식품과 유기농 상품을 주문 후 단 몇 시간 만에 고객에게 전달하는 서비스로, 출시 후 30일 이내에 전 국민의 절반까지 서비스 범위를 확대했다.
한편, 소프트뱅크는 2015년 쿠팡에 10억달러를 투자했지만 지난 2분기 '소프트뱅크 비전펀드'(SoftBank Vision Fund)에 지분 전량을 7억달러에 매각했다. 손 회장은 지난 5일 열린 제2사분기 결산설명회에서 "비전펀드는 닥치는 대로 투자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테마를 향해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AI가 중심"이라고 설명했다.
손 회장은 쿠팡에 대해서 "쿠팡은 한국의 아마존에 해당하는 회사로, 이커머스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며 "급성장하고 있고 더욱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쿠팡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을 나타낸 셈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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